지난 10월 12일, 2년 만에 또다시 일일호프를 열었습니다.
2년 전에도 일일호프를 했었습니다. 그때는 사무실 이전이라는 보란 듯한 명분이 있었습니다. 17년째 지내고 있던 사무실이 급기야 시립미술관 건립과 북정동 재개발에 의해 새로운 공간을 찾아야 하는 절박함이 있었기에 조금은 당당하게(?)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울산인권운동연대를 아껴주시는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일일호프는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습니다. 목표했던 금액을 모았고, 이사를 가야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번 일일호프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인권연대, 어디로 이사 갔어?”입니다. 답부터 드리자면 “아직 입니다.”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시립미술관 건립이 지연되고 있으며, 당장이라도 건물을 부숴버릴 듯했던 북정동 재개발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2~3년은 족히 걸린다고 합니다.
새로운 사무실로 이전하려면 지금처럼 3층까지 걸어 올라와야 하는 곳이 아닌, 장애인 접근가능성을 고려한 1층이거나 엘리베이터가 있는 공간이어야 하는데 지금껏 모아노은 돈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핑계를 대어보기도 합니다. 물론 허름한 공간이지만 손때 묻은 사무실을 떠나기가 쉽지가 않은 속내도 거들고 있습니다.
울산인권운동연대는 매달 100여만 원의 적자가 발생합니다. 회원들의 헌신적인 후원이 있지만 고질적인 재정적자를 해결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고육지책으로 지난 1월 정기총회에서 올해 하반기 <일일호프>를 개최해서 적자를 만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다시 주변에 손을 벌리자고 작당을 했지만, 정작 일일호프 티켓을 찍으려니 미안한 마음이 앞서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호프 티켓이 <미안합니다. 호프합니다>였습니다.
10월 12일, 문화예술회관 ‘쉼터’에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시작도 하기 전부터 자리가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7시가 넘어서자 자리가 없어 새롭게 테이블을 꺼내어 자리를 만들어 드렸어야 했습니다. 울산에서 활동하시는 대부분의 단체와 활동가들의 얼굴을 만났습니다.
울산인권운동연대가 비록 작은 단체이지만, 지역에서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 확인하기에 충분한 자리였습니다.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매달 회비내면서도 때 되면 재정사업이다 일일호프다 요구해도 주머니 털어서 함께해주시고, 호프 당일 동원되어 주방에서, 홀에서 궂은일 마다않고 참여해주시는 자랑스러운 울산인권운동연대의 모든 회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회원여러분과 함께 ‘지금, 여기’에서 인권이 존중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울산인권운동연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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