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7-31 19:22
[139호] 시선 둘 - '2020 울산인권교육플랫폼 역량강화 워크숍'을 듣고 …….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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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울산인권교육플랫폼 역량강화 워크숍’을 듣고 …….

양경미


울산 북구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에서 인권, 같이[가치]세우기 라는 주제로 ‘2020 울산인권교육플랫폼 역량강화 워크숍’이 2회기 진행되었다. 워크숍은 총 4회기 진행되는데, 1회기는 인간의 존엄을 어떻게 말할 것인가에 대해서 2회기는 ‘인권교육, 질문을 질문하다.’라는 주제로 진행이 되었다. 3회기는 차별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4회기는 인권교육 기획하기,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각각 3시간씩 교육이 이루어졌다.

나는 코로나로 인해 대면식 교육에 목말라 있던 터에 진행된 워크숍이라 가뭄에 단비를 맞은 것처럼 교육에 대한 기대가 컸고, 나를 비롯해 워크숍에 참여한 사람들은 코로나 방역수칙을 잘 지키며 교육에 임하였다. 올해 울산인권운동연대 부설 인권교육센터에서는 인권 교육 주제를 ‘존엄권과 행복추구권’에 대해서 강의 자료를 만들고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워크숍 내용이 존엄에 대한 내용이라 더 알고 싶고 배우고 싶은 마음이었다.

1회기에서는 인간의 존엄을 키워드로 인권감수성을 점검하고 구조적 인식을 확장하는데 교육적 목적을 가지고 있었고, 조별 활동으로 무엇을 ‘존엄의 침해’로 말 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나는 생각해보았다. 나의 존엄이 침해되었던 상황 내지 사건에 대해서 말이다.

나는 첫아이 출산 시 나의 존엄성이 침해당한 느낌을 받았었다. 간호사들의 일회용 비닐장갑을 낀 채 수시로 자궁 문이 몇 센티 열렸는지 확인하는 내진을 할 때 마다 느껴지는 통증과 함께 매우 모욕스럽고 치욕스러운 감정을 느꼈었는데, 최고의 아픔의 상징이 되는 산통을 겪으면서도 수시로 다가오는 내진의 과정이 산통보다 더 싫게 느껴졌다는 건 내가 지키고 싶었던 나의 존엄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반드시 필요한 의료적 행위였다고 머리로는 이해하였지만, 심리적으로는 이건 아니지 라고 생각했고, 일회용 비닐장갑이 아닌 밀착력이 강한 라텍스 장갑을 이용하여 내진을 했다면 나의 고통이 좀 줄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그때도 지금도 한다.

조별 활동을 통해 구성원들의 존엄성이 침해당한 내용에 대해서 듣는데 인권 침해 사례가 우리 주변에서 가까이, 누구나가 겪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면서 다시금 인권이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이었다.

나는 인권을 역지사지라고 생각한다. 역지사지라 함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이해하려고 하는 마음인데, 아플 때 사람은 육체적, 심리적으로 약자가 되는데 이때 의료진들이 환자를 대할 때 지금보다 발전된 인권적 의료적 행위가 이루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해본다.

2회기에서는 ‘인권교육, 질문을 질문하다.’ 라는 주제로 인권 교육에서 질문이 가진 역할을 확인해보았다. 각 영역(장애, 청소년, 노동 등)에서 교육의 핵심 메시지를 참여자들이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제를 제시하고 질문하여 생각의 전환을 돕는 질문을 만드는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인권교육에서 주로 활용하는 질문의 유형은 1) 과제를 제시하는 질문 2) 구조적 분석을 돕는 질문들 3) 교육현장에서 참여자와 호흡하는 탐색적 질문들 4) 관점/생각의 전환을 돕는 질문들이 있다.

나는 2회기 교육을 들으면서, 질문의 중요성을 다시금 알게 되고 질문을 만들어보는 활동을 통해 교육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도출해내기 위해서 적절한 질문을 만들어내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고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생각이 들었다.
위 질문들 중 생각의 전환을 돕는 질문의 유형이 내게 더 의미 있게 다가왔고, 인권교육을 진행할 때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생각의 전환을 돕는 질문의 유형으로는 첫째, 다른 입장을 통해 새로운 진실의 문을 여는 질문들(위치 바꿔보기) 둘째, 고정된 생각의 틀을 흔드는 질문들, 셋째, 익숙한 문제를 낯설게 하는 효과를 지닌 질문들, 넷째, 안부를 묻는 관계를 확정시키는 또는 연결 짓는 질문들이 있다.

내가 인권교육을 기획할 때 교육 주제에 맞게 생각의 전환을 돕는 질문유형을 이용하여 질문을 만들어 교육에 적용시켜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배우고 익혀 현장에 적용할 때 빛을 발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보며, 인권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교육의 핵심 메시지를 선정하여 생각의 전환을 돕는 질문을 통한 교육을 진행하다보면 인권교육을 듣는 대상자들의 인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고 나 한사람의 변화 뿐 아니라 너와 내가 그리고 우리가 인권의식이 조금씩 향상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양경미 님은 울산인권운동연대 부설 인권교육센터 강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