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6-01 16:30
[137호] 이달의 인권도서-『 세상의 주인』- 로버트 휴 벤슨 저 / 메이븐 2020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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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주인(Lord Of World)

로버트 휴 벤슨 저 / 메이븐 2020 / 정리 : 윤경일


< 목 차 >
해설 / 서문 / 프롤로그
제1권 강림
제2권 대결
제3권 승리
부록 1 / 부록 2 / 부록 3


< 작가 및 책소개 >


로버트 휴 벤슨이 1907년 발표한 《세상의 주인》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두 번이나 추천하면서 다시금 전 세계 독자들에게 화제가 되었다. 세계 대통령으로 등극한 미국 정치인과 교황의 대결을 그리고 있는 『세상의 주인(Lord Of The World)』은《1984》와 《멋진 신세계》,《반지의 제왕》에 큰 영향을 끼친 숨겨진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벤슨이 110여 년 전에 상상한 미래 세계는 소름 끼칠 만큼 오늘의 세상과 닮아있다. 그래서 작품을 집필했던 20세기 초보다 오늘날 우리들에게 더 시의적절한 메시지를 전한다.

로버트 휴 벤슨의 아버지는 영국 성공회의 최고위직인 캔터베리 대주교 자리에 올랐다. 벤슨은 이튼 칼리지를 거쳐 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종교학과 문학을 공부했고, 1895년 성공회 사제 서품을 받았다.
그로부터 1년 후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자 충격을 받아 건강이 악화된 벤슨은 회복을 위해 중서부 유럽으로 여행을 떠난다. 유럽에 체류하며 정신적으로 큰 변화를 겪은 벤슨은 성공회의 교리에 의문을 품고 방황을 거듭한 끝에 1903년 로마가톨릭교로 개종한다. 캔터베리 대주교의 아들이자 촉망받는 성공회 신부였던 그의 개종은 당대 종교계는 물론 유럽 사회 전체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그를 따라 수많은 유명 지식인들이 로마가톨릭으로 개종하여 당시 영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영국 사회에서 차지하는 그의 영향력을 짐작하게 하는 사건이다.

1904년 로마가톨릭교 사제 서품을 받은 이후 케임브리지로 부임해 사목 활동과 작품 활동을 병행하며 수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1911년 비오 10세로부터 교황 전속 사제로 임명되면서 큰 신부님(몬시뇰: 주교품을 받지 않은 가톨릭 고위 성직자에 대한 경칭) 칭호를 받았다.

그가 제시한 이론이나 사상만큼이나 치열하게 살면서 열정적으로 창작에 매진했던 벤슨은 지속적인 과로로 인해 폐렴을 동반한 협심증과 신경계 손상으로 1914년 10월 19일 샐퍼드에서 43세 젊은 나이에 눈을 감았다.

< 내용 >

어느 미래를 기점으로 하는 이 소설은 아메리카, 유럽, 동방(아시아)으로 나뉘고, 동방의 세력이 커지며, 유럽과의 전쟁을 앞두고 있는 어느 즈음, 극적으로 타결된 평화 협정 그 중심에 펠센버그라는 남자가 있다. 그리고 그런 평화를 이뤄낸 이를 중심으로 모여드는 세계. 그는 동방의 주인이기도 했으며, 아메리카의 실권자이기도 했고, 유럽의 대통령이 되었다.
이 소설 속 미래 사회는 극단적인 물질주의와 인간 중심주의가 지배하고 있다. 안락사를 보편화하고 무신론을 당연시하며, 인간의 무한한 능력을 찬양하고, 신을 믿는 사람들을 미개인 취급한다. 새로운 정치 지도자는 사상적 통합을 강조하며 종교인들을 탄압하기 시작하고, 시민들은 이에 동조하여 폭력과 광기로 반응한다. 급기야 지배 세력은 가톨릭 신자들을 제거하기 위해 엄청난 음모를 꾸미게 된다. 이처럼 위대한 가치를 표방하는 사상들이 어떻게 변질되며, 그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소설은 흥미진진하게 드러낸다. 정부 관료나, 평범한 시민이나, 인본주의 운동에 동참한 변절한 성직자들은 모두 일시적인 감정과 헛된 열망에 사로잡혀 펠센버그에게 빠져들었다. 펠센버그가 지도자의 자리에 오르고 난 뒤 벌어지는 온갖 사건들은 세상의 주인은 누구인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과연 인간은 세상의 주인이 될 자격이 있을까? 세상의 주인이 되기 위해 진정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 책은 지나친 물질주의와 맹목적인 인본주의가 초래할 거대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놀라웠던 장면은 펠센버그의 신비주의는 어떻게 소설 속 세상에 인지되기에 그리 빨리 세계 대통령으로 등극하는가 이상하지 않은가? 우리는 항상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는가? 카톨릭인의 일어나지도 않은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 로마와 그 많은 사람을 폭탄으로 한순간에 없애는 것은 과연 옳은가? 그러한 선택권은 누구에게 주어지는가? 메이블은 광기의 세상에서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해 안락사를 선택하는데 이것 또한 인간적인가? 그렇다면 나사렛에서 자신들의 마지막을 알면서도 신을 찾으며 죽음을 선택하는 추기경들은 과연 바른 선택을 한 것인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이 글을 읽은 소감으로 대체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