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4-28 17:41
[136호] 여는 글 - 이제 500회원 시대를 열자!
 글쓴이 : 사무국
조회 : 5,162  

이제 500회원 시대를 열자!

박영철



“아니 회원이 이것밖에 안되나요? 매달 적자인데 어떻게 운영을 해요?” 며칠 전 신규 회원이 남긴 말입니다. 20년 동안 활동해왔다면서 회원이 고작 500명도 채 안된다니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입니다. 매년 끊임없이 회원배가사업을 전개했습니다만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혐오와 차별이 시대의 화두가 되어가고 있고, 21세기 인류사회의 유일한 가치가 인권임을 확인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각 국가들은 ‘인권운동가: 인권옹호 활동을 위한 권리의 보호’를 채택하여 인권활동가에 대한 보호와 지원에 각별히 노력해야만 인류사회의 희망이 있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인권이 여전히 낯설고 불편하게 다가오는지 회원가입 앞에서 망설여집니다. 자신 있게 회원가입을 권유하지 못하고 머뭇거립니다. 결국 친분과 각종 인연을 동원하여 회원을 늘려왔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요.
부설기관들도 고생이 많습니다. 인권연구소에서는 틈틈이 진행하는 연구용역을 통해 연구비를 발전기금으로 흔쾌히 내놓았습니다. 인권교육센터에서는 인권교육을 나갈 때마다 강사비의 일정금액을 발전기금의 명목으로 출연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모두의 노력이 모아지고 작지만 소중한 회원(?)들의 열성적인 지지와 성원 속에서 울산인권운동연대는 많은 고난을 이겨내고 이만큼 성장해왔습니다. 진심으로 자랑스럽습니다.

“인권에는 타협이 없다”라는 말을 자주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인권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기에 타협 없는 활동을 전개해야만 인권의 후퇴를 방지할 수 있다는 말이지요. 또한 복잡한 권리의 다툼을 인권의 문제로 재해석하고 대응하기 위해서 ‘인권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울산인권운동연대는 지난 20년 동안 인권운동단체로서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인권활동가를 육성하고 이를 지원해 왔습니다. 인권옹호자로서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토론하고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인권의 확산을 위한 타협 없는 활동으로 때로는 “인권운동연대는 모든 사안에 반대만 한다”, “인권운동연대는 너무 까칠해”라는 말을 듣곤 합니다. 불편하지만 인권운동단체는 그래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오히려 조금 더 공세적으로 조금 더 본질적인 인권의 기준을 들이밀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인권운동단체로서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중요한 가치로 활동한 결과 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지역사회에서 울산인권운동연대의 역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20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나름 단단해진 모양입니다.

이제 20년의 성과를 기반으로 새로운 인권의 시간을 준비하고자 합니다. 인권의 이름으로 더 튼튼하고 당당한 인권활동가, 인권옹호자를 육성하고 인권의 편에서 인권의 가치가 실현되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 단호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체가 바로 그 시작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울산인권운동연대가 지역에서 인권을 제기하고 인권의 가치를 보편적 기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자유와 평등이 존중되는 사회로 꿈꾸며 새로운 희망을 그리고자 합니다.

“500회원 시대를 열자”는 캠페인을 제안 드렸습니다.
어렵게 지역에 뿌리내린 울산인권운동연대가 새로운 시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최소 500회원은 돼야겠지요. 강조했듯이 인권운동의 지속가능한 전제조건은 무엇보다도 전문성을 담보한 인권활동가의 육성에 있습니다. 상근활동비 걱정에 활동가를 보호하고 지원하지 못한다면 인권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최소한의 재정조건을 만들기 위해 500회원 캠페인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이제 내 옆에 있는 지인들,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인권의 이름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조금 더 나서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조금 더 힘을 모아주십시오.
더 노력하겠습니다. 20년, 당당한 청년 인권운동연대는 더욱더 강하게 자라고자 합니다. 회원여러분과 함께...


※ 박영철 님은 울산인권운동연대 대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