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3-30 14:04
[135호] 이달의 인권도서-『 그레타 툰베리의 금요일 』- 그레타 툰베리 외 / 책담 2019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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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툰베리의 금요일
- 지구를 살리는 어느 가족이야기 -

그레타 툰베리 외 / 책담 2019 / 정리 : 배미란


“우리는 단지 지금까지 누려 왔던 삶의 양식을 앞으로도
계속 누리려고 노력할 뿐이다.”



# 무대 뒤


‘그레타 툰베리의 금요일’에서는 제목 그대로 금요일마다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를 하고 있는 그레타 툰베리와 그의 가족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이 세상에 전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의 첫 번째 장인 ‘무대 뒤’에서는 그녀의 어머니인 말레나 에른만이 그레타를 비롯한 가족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말레나와 스반테의 첫 아이인 그레타가 막 5학년이 되었을 때, 가족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 생기게 됩니다. 그레타는 어디서나 쉼 없이 울고, 아무것도 먹지 않으려고 합니다. 특히, 그레타는 해양오염 문제를 다룬 영화를 보면서도 눈물을 흘렸고, 햄버거를 먹는 일이나 쇼핑을 하는 등의 일상을 영위하는 행위가 환경오염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를 두려워하면서 힘들어합니다. 물론 이러한 그레타의 행동은 그녀가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레타의 생각은 틀렸고, 우리가 옳다”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그레타와 그 가족들은 4년에 걸쳐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였고, 4년이 지나서야 그레타의 증상이라는 개인적이지만 힘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레타에게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본인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중대한 사태를 직시해야 함을 비로소 이해하게 됩니다. 유명한 오페라 가수로서의 삶도 중요하지만 자신보다 더 중요한 일들,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로 인하여 인류 문명의 지속 가능성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그리고 그 중요한 일들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밝히고자 마음을 먹게 됩니다.


# 고갈된 지구 위의 고갈된 사람들


두 번째 장에서는 본격적으로 환경 운동가, 기후 운동가로서 그레타와 그의 가족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우선은 본인들의 삶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떠올리면서 비행기를 타는 일을 반성하거나, 고기를 먹어도 될 것인가를 생각하기도 하고, 놀라운 속도로 변화하고 더 많이 소비하기를 부추기는 사회, 심지어 평등하다고도 할 수 없는 사회에서 병들어 가는 어른과 아

이의 모습을 보면서 무엇보다도 우리 앞에 닥친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하여 말해야 함을 다시 한 번 다짐합니다.

- 폭식의 경고
“스톡홀름 아를란다 국제공항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스톡홀름에서 도쿄까지 비행기로 왕복할 경우 이코노미 클래스 승객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5.14톤이라고 한다. 이 정도 배출량이면 스톡홀름과 도쿄를 왕복 비행하는 데 걸리는 약 스물다섯 시간 동안 한 사람이 다진 고기 200킬로그램을 섭취하는 것과 맞먹는다.”


그레타와 그의 가족이 전하는 메시지는 다양한데, 몇 가지로 추려보면,
첫째, 환경 문제를 낙관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둘째, 정부 또는 기업이 제시하는 친환경 정책 프레임이나 친환경 활동의 허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셋째, 현재의 환경 상황에 더 많은 책임 있는 자(선진국, 기업 등)가 있음을 적시하고, 더 많은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넷째, 기후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현실을 직시하고, 더욱 현실적인 결단, 더욱 급진적인 정책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다섯째, 더욱 많은 이들이 환경 문제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정보가 더욱 많이 제공되어야 한다.
그 밖에도 환경 문제의 주범이 그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을 하기보다는, 사실을 은폐하고 왜곡하려는 점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 삶이 게임이 아니라면, 우리의 모든 행동이 무언가 의미가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가족은 말합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지속 가능성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일상의 호사를 내려놓고 보다 근본적인 변화, 급진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기후문제를 더욱 알리고, 희망을 가지고 현 상황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선택한 행동이 “그레타 툰베리의 금요일”을 만들었고, 이 행동에 동참한 수많은 청소년이 “미래를 위한 금요일”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누군가는 특이하다고 여기는, 특별한 아이의 말을 흘려듣지 않고 귀를 기울여 줌으로써 만들어 낸 금요일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장애는 물론 난민이나 여성, 성소수자 등 우리 사회에서 쉽게 외면 받는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일 줄 아는 가족이 이끈 변화라는 점에서 더욱 소중한 움직임이라 하겠습니다.


※ 배미란 님은 울산대학교 법학과 교수이며 울산인권운동연대 회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