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인권마라톤대회에 참가하면서...
이해경
울산장애인부모회가 결성되기 전 울산장애인교육권연대로 울산인권마라톤대회에 참가해 단체 참가상을 받은 기억이 난다. 그 이후 매해마다 참여를 하고 있다. 회원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고 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좋다. 우리 장애인 부모님들의 참여를 보면, 장애 자녀와 참여하는 가정,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가정 그리고 각 프로그램을 통하여 참여하기도 한다. 이렇듯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어 더 편안하게 많은 부모님들과 장애당사자들이 꾸준하게 참여를 하고 있는 듯하다.
울산인권마라톤을 처음 참여했을 때 울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학교에 입학을 하고 그때를 기억해 보면 특수교육에 대한 지식도 없었으며, 관련 정보도 접하기가 어려워 어찌해야 할지 막막한 시기였다. 사설 치료실을 통해서나 함께 장애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들과의 소통이 전부였다. 실낱같은 작은 희망에도 부모들이 귀가 솔깃하여 우왕좌왕 했던 기억이 있다. 이리저리 정보와 교육을 찾아 헤매던 중 울산의 특수교육에 대한 간담회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울산교육청 앞마당에 모여 울산의 특수교육의 상황과 전국의 현황들을 알 수 있었으며,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위하여 여러 주체가 함께 활동을 하는 것도 알게 되었다. 우리 부모들도 알아야 하고 우리 자녀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당연히 학생이면 받아야 할 교육의 권리를 부모가 미처 알지 못해 일어난 일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후 울산의 참담한 특수교육에 분노하게 되었고 부모들이 마음을 모아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에 동의가 되어 난생처음 집회라는 것을 하게 되었다. 집회 기간 동안 우리 부모님들이 교육현장에서 어떻게 아이들과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지 그리고 학교를 보내기 위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함께 공유하고 아파하며 그리고 공부를 하고 교육청을 향해 정책과 대안을 요구하여 45일의 투쟁 끝에 많은 결과물들을 만들어 내었던 기억이 난다. 그 기간 동안 여러 시민단체에서 함께 해 주었으며 그중 울산인권운동연대가 많은 역할을 해 주었다.
그즈음에 인권마라톤대회가 열리게 되었고 함께 했던 그 마음들을 인권마라톤대회 현장으로 부모님들이 자녀와 함께 참석하여 즐겁게 시간을 나눴었다.
각 단체의 부스에서 하는 홍보를 통해 단체들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참여한 것이 벌써 16회가 되었다.
올해는 차별과 혐오에 대한 주제로 진행이 되었다. 늘 인권, 차별이라는 단어가 그렇듯이 우리 장애 자녀들에게서 그리 멀리 있지 않은 주변을 맴도는 내용이며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환경 관련 단체에서 홍보와 캠페인을 하였고 모두가 함께 하였다. 그리고 늘 행사의 막바지면 모두가 기다리던 행운권 추첨이 없어지고 지금까지의 형식과는 조금 달라진 형태로 진행을 하여 더러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하였지만 ‘인권 짧은 글짓기’로 한 번 더 인권의 감수성에 대해 생각을 하는 좋은 시간이기도 하였다. 갈수록 각박해지고 주위를 둘러보기보다는 개인의 삶에 더욱 치중되는 사회를 경쟁이 아닌 함께 참여하고 소통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옆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준비하는 단위는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끝나는 시간까지 보이는 곳이나 그렇지 않은 곳에서 많은 노력과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한 활동들로 인해 감사하게 참여하게 되었던 것 같다. 5km에만 참여하였던 장애 당사자 자녀가 해를 거듭할수록 참여하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가지고 10km에 도전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해마다 더디지만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모습들을 지켜보며 이 대회를 더욱 감사하게 느껴진다.
아마 이 행사와 활동들로 우리가 느껴지게 많은 변화는 감지되지 않을 수 있겠으나 꾸준한 활동으로 우리 장애 자녀들이 함께하면서 조금씩 성장하듯 지역주민들에게도 스며들어 자연스럽게 변화와 인식의 전환으로 이어질 것이다. 지치지 말고 늘 그 자리에서 함께하는 울산인권마라톤 대회로 자리해 주길 바라며, 울산장애인부모회도 실천하고 행동하는 단체로 시민으로 늘 함께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해경 님은 울산장애인부모회 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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