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있는 노동
- 한국의 노동법과 일의 미래 -
이철수, 이다혜 저 / 스리체어스 2019 / 정리 : 윤경일
지속 가능한 사회, 포용적 성장을 위해 우리의 노동은 어떻게 보호되어야 할까. 미래 세대에게 필요한 자유와 해방의 ‘영혼 있는 노동’을 말한다.
프롤로그 ; 경쟁과 성과에서, 영혼이 담긴 노동으로
“전환과 혼란의 시기에 먼저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법의 중요하면서도 본질적인 역할이다. ‘영혼 있는 노동’이 가능한 사회를 위해 노동법은 고민을 해야 한다.”(11쪽)
1 _ 국가, 시장, 그리고 노동 ; 한국의 노동법
“독일연방사회노동부의 <노동4.0>녹서는 노동의 역사를 네 단계로 구분한다.(...) 산업사회를 맞이한 18세기 후반이 노동 1.0시대이다.(...)열악한 노동환경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19세기 후반이 노동 2.0시대이다.(...) 오늘날의 표준고용관계가 확립된 1970년대 이후를 노동 3.0시대로 본다. 그리고 기술혁신으로 생산방식에 다시금 전환기가 도래한 현시점을 노동 4.0이라 부른다.”(14쪽)
2 _ 고도성장을 지나며
“하청근로자는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도급계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법률적으로는 하청회사의 이행보조자 지위에 있으나, 실제로는 원청회사의 공간에서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한다. 법해석에 있어서는 이러한 사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도급인지 파견인지 규범적 선택을 해야 한다. 즉 노동법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경제법과 상법으로 갈 것인가의 선택을 강요받는.
3 _ 소외된 노동자들
“노동시장에서 임금노동이 원활히 기능하려면 돌봄노동도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노동법은 돌봄노동을 여전히 비공식 경제의 영역으로 방치하고, 돌봄노동에 대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정당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아 왔다.” (69쪽)
4 _ 미래의 노동과 새로운 질문
“기본소득 논의는 현재 우리의 노동 현실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들고, 노동법이 시대와
사회의 요청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지점들을 새롭게 할 풍성한 논의 계기를 제공해준 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기본소득이 도입되면, 현재의 근로권은 양질의 노동이 아닌 나쁜 노동을 거부할 권리로 그 의미와 범위가 확장될 수 있다.” (105쪽)
5 _ 대담 ; 노동의 방식은 삶의 방식이다
“노동자는 사회적, 경제적 열위에 있기 때문에 보호하는 것이 사회적 정의에 부합한다는 점에서 노동법이 출발했다. 자본과 노동이 형식적으로 평등할 수 있다는 환상은 깨진 지 오래다. 노동을 보호하고 집단적 목소리를 키워 주어야 실질적 정의가 구현된다는 점에 모든 국가가 동의한 것이다. 이것은 역사 속에서 검증된 논쟁이 필요 없는 보편적인 공리다. 인간이 존엄하다는 점에는 설명이 필요 없지 않나.” (123~124쪽)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일할 자유를 위하여
“자유는 법률의 보호를 받아 처음으로 성립한다.” 로마 시대 철학자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이다. 노동자의 자유 역시 노동법의 보호하에서 가능하다. 선택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일터, 참여와 창조로 이뤄지는 업무는 개인의 노력이나 일부 사업장의 변화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 사회 구성원의 논의와 합의를 거친 법과 제도의 개선을 고민해야 할 때다.
일은 우리 삶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법정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 봐도 30퍼센트가 넘는 시간이 노동에 투입된다. 수면 시간을 제외하면 비중은 절반 가까이로 치솟는다. ‘일의 미래’, ‘양질의 일자리’는 개인을 넘어 국가, 사회 차원의 화두일 수밖에 없다.
산업 구조의 변화는 일을 둘러싼 논의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플랫폼 노동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형태의 일, 인공지능 등 신기술의 발전으로 사라지는 일자리는 노동이라는 개념 자체를 새롭게 정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두 저자는 한국 노동법의 역사와 핵심적 변화의 양상들을 짚으면서 일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노동법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한다. 법과 제도는 사회 구성원의 합의를 거친 문제 해결의 방식이다. 우리의 노동이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노동법은 지속적으로 변화해 왔다. 이제 노동법은 일의 미래, 일자리의 미래를 제시하는 틀이 되어야 한다.
두 저자가 제시하는 일의 미래상은 ‘영혼 있는 노동’이다. 점점 커지는 노동의 유연성, 전에 없던 형태의 노동은 일터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노동자를 보호하고 해방시킬 수 있는 자유와 평등의 가치는 더 중요해지고 있다. 새로운 세대는 일을 단순한 생존 수단이 아닌 자기 표현과 성장의 수단으로 여긴다. 달라진 노동의 가치를 반영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노동자의 정의, 노사관계, 소득 분배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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