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04-30 14:10
[124호] 여는 글 - 다름과 같음(다문화 감수성 교육)
 글쓴이 : 사무국
조회 : 6,766  

다름과 같음(다문화 감수성 교육)

양충하


근래 교육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들, 그 중 하나가 감수성 교육입니다. 인권의 감수성 교육, 다문화 감수성 교육, 성인지 감수성 교육 등 다양한 감수성 교육에 관해 이야기를 듣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감수성이라고 하면 감정이 풍부하다 또는 어떤 것에 공감한다 등 긍정적인 면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문화 감수성은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해 차이점을 서로 나누고 비교하면서 또 그 속에서 공통점을 찾아 나가는 것을 말하는데, 오늘 이야기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다문화 감수성 교육의 필요성을 알아보기 위해 먼저 다문화 학생 현황을 살펴보면, 다문화 학생이라고 하면 국제결혼을 통해 국내에서 출생한 아이, 중도입국한 아이, 외국인가정 아이를 법적으로 말합니다.

2018학년도 국내 거주 다문화 가정 학생은 이미 12만 명이 넘어섰고, 초등학교 중 다문화 가정 학생 수가 93,116명으로 전체 초등학생 수의 3%를 넘었고, 앞으로 초등학교 학생들의 중학교,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다문화 가정의 학생 수는 더 늘어날 것이며, 전체 학생 수의 97.5%가 다문화 학생이며 23개국 나라의 다문화 학생이 모여 있다고 합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수치상으로만 본다면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학교라 해도 믿을 것 같지 않나요? 위 학교 같은 경우 누가 다문화 학생이라고 해야 할까요? 위 사례에서서 보듯이 다문화는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나 역시도 다문화입니다. 우리 집도 이웃 옆집도 모두 다르기 때문이라 할 수 있겠죠.
안산시에는 다문화 학생 수가 70%를 넘는 초등학교 몇 개교, 중학교 1개교가 생겼다고 합니다. 경북 한 도시 초등학교에서는 처음 다문화 학생 비율이 5% 정도에서 3년 후 30%로 높아진 학교가 있으며 울산에서도 2018년 다문화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초등학교는 27.5%였습니다. 그럼 상상을 한번 해 보십시오. 과연 위 학교에서는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나 하는 의구심이 들지 않습니까? 그러나 실제 학생들의 수업과 쉬는 시간 활동은 우리가 알고 있는 초등학교 교실과 똑같았습니다. 수업시간 친구들과 토의하고 발표하고, 쉬는 시간 끼리끼리 모여 놀이를 하고….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굳어진 생각이 문제지 학생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흔히들 다문화 교육하면 사회적 약자 교육이라는 편견으로 다가가게 됩니다. 이런 편견 속에서 여전히 많은 다문화 가정들이 불이익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고요. 다문화란 그 단어 자체로 多文化, 즉 다양한 문화를 말하는데 말입니다. 한국은 더 이상 단일민족 국가가 아니라 다문화 사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다문화 가정을 바라보는 시선과 거부하는 이유가 지금까지 받아온 단일민족 국가 교육으로 인한 외국인에 대한 편견도 일부 있지 않은가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그러나 지금의 다문화 교육은 갈등과 화합을 반복하며 성장하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학교에는 많은 다문화 학생들이 찾아올 것이므로 지금이 바로 가정과 학교, 사회가 다 같이 차별과 편견이 아닌, 포용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다문화를 경험하는 것 자체가 사회적 특혜라는 긍정적 생각을 해 봅니다. 다문화를 경험하는 것은 정해진 또렷한 기준이 있는 게 아니라 친구와의 관계나 그가 겪어온 개인적 배경에 따라 같은 말도 달리 받아들여지는 것을 말합니다. 또, 한 가지 상황 속에서도 그 상황을 바라보는 친구들의 관점은 개개인의 생각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이런 경험들이 우리는 얼마나 다양한 사고를 하고 있는지, 어떤 프레임으로 지켜보고 있고,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를 발견하고 함께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좀 더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모습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정체성이 바로 섰으면 생각합니다. 누구나 차별 없이 똑같은 사람, 같은 권리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이라는 인식과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해 차이점을 서로 나누고 비교하면서 또 그 속에서 공통점을 찾아 나가는 다문화 감수성을 키워나갔으면 합니다.


※ 양충하 님은 울산인권운동연대 이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