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4-07-02 11:26
[186호] 여는 글 - 이순[耳順]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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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耳順]

이영환


인생은 육십부터라고들 말합니다. 백세시대에 맞게 인생 이모작을 고민해야 할 나이입니다. 거의 대다수 회사의 정년이 만 육십입니다. 물론 육십오 세가 정년인 직업도 있습니다. 주변의 지인들을 보면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제 2의 인생을 알차게 보내기 위함이라고 생각됩니다.

나이 육십은 환갑 또는 회갑이라고 합니다. 갑자가 다시 돌아온다고 해서 환갑입니다.
또 나이 육십은 공자님께서 ‘이순’이라고 하셨습니다. 이순은 ‘귀가 순해진다’입니다. 그런데 예순에 왜 귀가 순해질까요? 이 말은 여러 해석이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면 바로 이해가 된다는 의미도 있을 것 같고요. 또는 나와 다른 의견을 들어도 구태여 반박하지 않고 순순히 수긍할 만큼 삶의 여유가 생겼다는 의미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육십이 넘어도 귀가 순해지지 않고 더 독불장군이 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꼰대’라는 단어도 생겨난 게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 국가인권위원회의 국회 질의 답변을 보면 김용원 상임위원의 막말이 도를 넘어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에게 삿대질과 막말을 하는 장면이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아마도 귀가 순해지지 않아서 그런가 봅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비상임위원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윤석희(58) 변호사(우창 법률사무소)가 김용원・이충상 상임위원의 막말과 반인권적 인식 수준이 위험 수위를 넘었다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인권위 각종 회의에서 위원장과 타 위원을 폄훼하는 모욕적이고 폭력적인 언사를 하고 있다. 각종 진정 사건 심의 때도 인권 감수성이 매우 떨어진다며 두 위원에 대한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앞에 나선 분들이 조금씩 더 귀가 순해져 대화나 토론 시 부드러운 논리를 전개하면 훨씬 상대방을 설득하는데 효과적일 거로 생각합니다.

올해부터는 의식적으로라도 귀가 순해지는 연습을 해보려 합니다.
이순은 아니더라도 ‘꼰대’라는 소리는 안 듣도록 가급적 말을 줄이는 것부터 말입니다.

※ 이영환 님은 울산인권운동연대 공동대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