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2-30 09:49
[144호] 열린 주방
 글쓴이 : 사무국
조회 : 4,517  
포에버 열린주방

이번 달의 메뉴는 ‘샤브샤브’였다. 역시나 윤경일 세프의 감칠맛 나는 육수와 한주희 선생이 준비한 고기, 각종 야채가 어우러져 기막힌 하모니가 아름답다. 장 내시경을 하고 몇 개의 용종을 들어낸 나는 구경만이 허용될 뿐이다. 고역이다. ‘어차피 인생 한 번’이라고 같이 들자고 권하시는 오 선생님이 야속하다. 그래서 대화에 약간의 날 선 딴지를 걸어본다.

첫 주제는 지금이 한창인 김장으로 시작되었다. 누구 네는 몇 십 포기를 하네, 누구 네는 육백 포기를 하네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역시나 누가 어떤 일을 담당하고 왜 하느냐의 본질적인 문제로 귀결되어서는 인권적인 부분에서 짚어야 하는 부분은 없는지 김치를 싫어하는 사람은 동참하지 않아도 괜찮은지 등 많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그래도 김장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다수였다.

두 번째는 노동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존재하는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의 권고를 무시하는 기업의 행태와 5심까지 이어지면서 고통을 받는 힘없는 노동자의 현실을 고려하면 노동법원을 만들어 차라리 3심제로 가는 게 더 타당하지 않겠느냐는 오 선생님의 전문가적인 말씀과 그러면 본보기처럼 징벌적 배상을 강화하여 지노위나 중노위의 권고를 무시하고 끝까지 끌고 가는 기업에 단죄를 내리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겠느냐는 의견 등도 일부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내년에 남구에서 치러질 남구청장 보궐선거를 어떻게 볼 것인가였다.
아무래도 지자체장의 성향에 따라 인권정책의 기상도도 달라지기 때문에 보다 더 친 인권적이고 진보적인 인사가 당선이 되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 주류였는데 아마도 성소수자나 낙태, 청소년 인권 등 첨예한 사회 이슈가 자연스럽게 행정의 한 분야로 편입될 거라는 믿음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처음에 가볍게 시작한 열린주방이 점차 식구 수가 늘어나고 사회 이슈가 자연스럽게 펼쳐지고 각종 의견이 개진되는 상황에 감사하고 코로나 19의 힘든 처지에도 위축되지 않는 참가자들에게 연말을 맞아 깊은 감사를 드리며 새해에도 더욱 건승하시기를 기원드린다. ‘포에버 열린주방’


※ 2021년 첫 열린주방은 1월 7일(목) 오후 7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