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06-09 09:17
[125호] 인권포커스 -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저지, 노동자 생존권 보장을 위한 투쟁을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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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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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저지, 노동자 생존권 보장을 위한 투쟁을 시작하며
김형균
오는 5월 31일 현대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으로 명칭을 바꿔 존속법인을 세워 서울로 이전하고, 울산의 생산 현장은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 현대중공업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물적분할 하겠다고 한다.
회사가 발표한 분할 공시에는 자산은 한국조선해양이 챙기고, 신설 현대중공업에는 막대한 부채를 떠넘기겠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현대중공업 법인이 분할되면 신설되는 현대중공업 대다수의 노동자들의 회사 소속이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매우 복잡한 문제가 발생한다.
# 우선 단체협약 승계문제다.
지부는 지난 2017년 4개사 분할의 경험과 최근 한국GM 사례처럼 노사관계 전반에 커다란 문제가 다가오기 때문에 노동조합 존립에 커다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미 회사 인사관리 전산 시스템 변경과정에서 조합원 가입여부를 'N' 표시하여 노조비 공제를 하지 않으려는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회사가 공개한 분할계획서에는 단체협약 승계의 내용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 신설회사의 노사관계가 어떻게 나타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 두 번째는 임금과 노동조건, 고용안정에 문제가 발생한다.
회사의 분할 공시에는 8천 8백억원의 현금성 자산은 한국조선해양에 남기고 7조원의 부채는 신설 현대중공업에 떠넘겨 부채비율이 116%로 올라간다.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해 회사는 한국조선해양이 연대책임이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분할 공시에는 ‘구상권’을 행사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어 결국 신설사업회사가 모든 책임을 지게 되어있다.
신설 현대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이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가 되기 때문에 브랜드나 연구결과 판매, 광고 등 다양한 형태의 중간수수료(매출대비 5%가량)를 챙길 경우 현대중공업 영업이익은 그만큼 줄어든다.
이 경우 건실한 한국조선해양은 막대한 배당을 통해 총수 일가에 이익을 안겨 주지만 신설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임금과 노동조건이 악화되고,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아도 임금체불 등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하청노동자들은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또한 분할 공시에는 법적인 소송관련 사항도 모두 신설 사업회사로 떠넘겨져 있기 때문에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통상임금 소송 결과에도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와도 여러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다분하다.
# 세 번째로 지역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
조선경기가 좋을 때 현대중공업이 낸 법인세 지방세분이 수백억 원이었는데 100% 지분을 가진 한국조선해양이 서울로 이전하고, 수도권에 5천명 규모로 R&D센타가 들어서면 더 많은 인력이 이동하기 때문에 조선경기가 회복되어도 지방 세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4년간 조선경기 하락으로 동구지역 경제가 엉망인데 앞으로도 좋아질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진다.
결국 이번 법인분할은 정몽준 재벌 총수 일가의 3세 경영승계의 발판을 구축하고 손쉽게 이윤을 축적하기위한 구조를 만들기 위함이며, 노동조합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규정한다.
정몽준 일가는 지난 2017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자사주 마법을 통해 지배구조를 강화하고, 오일뱅크와 글로벌서비스를 빼내 경영승계 발판을 구축했다.
그리고 지난 2월, 울산의 원?하청노동자들은 구조조정과 임금체불에 시달리고, 동구지역 경제는 엉망인데 자신들은 8백억 원의 배당잔치를 벌여 파렴치한 현중 재벌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대우조선 인수 때문에 법인분할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했던 회사가 지금은 해외결합심사 때문에 대우조선 인수가 안 되더라도 법인분할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말하고 있어 법인분할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분명해지고 있다.
이에 현대중공업지부는 노동조합의 존립과 현대중공업 원?하청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또다시 구조조정에 내몰릴 수 있는 법인분할을 반대해 왔다. 지난 2월에는 쟁의찬반투표를 해서 쟁의권을 확보했고, 전 조합원 대비 80%가량의 법인분할 반대 서명을 받았으며, 조합원들과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투쟁을 결의했다. 또한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한 전국단위 연대 투쟁단위를 구성했으며,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한 지역 대책위도 구성을 완료했다.
뿐만 아니라 이름을 바꾼 현대중공업 본사 서울 이전과 향후 핵심사업 분야의 수도권 이전 계획이 추진으로 울산지역사회에도 막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지역주민과 토론회도 진행했다.
이를 토대로 오는 5월 16일 전 조합원 부분파업을 통해 출정식과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다양한 투쟁을 진행할 것이며 5월 30일 영남권 노동자 결의대회를 열어 31일 주주총회에서 법인분할을 반드시 저지해 나갈 계획이다.
회사는 지금 당장 5월 31일 임시 주주총회 추진을 멈추고 회사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현 경영진은 형식적인 협의절차만 고집하며, 현대중공업을 살리기 위한 경영이 아니라 재벌 총수를 위한 경영으로 더 큰 노동자들의 저항에 직면해 있다.
현 정부 또한 산업은행이 주도한 대우조선을 밀실매각 진행을 중단시키고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승계문제와 착취구조, 고용불안 문제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
이제 현대중공업지부는 모든 투쟁 준비를 마치고 노동자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파렴치한 현중 재벌과 맞짱 뜨는 한판 싸움을 시작한다. 또한 한국의 재벌착취구조 싸움으로 확장하고 이 투쟁의 파열구가 근본적인 제도개선 투쟁까지 이어지는 그날까지 끈질긴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 김형균 님은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정책기획실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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