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03-04 15:27
[122호] 편집후기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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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의 인권감수성은??

편집위원회


큰 가슴상(Big Boobie)', '큰 엉덩이상(Big Booty)', '가장 깡마른 몸매상(String Bean)'


미국 위스콘신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내 치어리딩팀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여해 온 상입니다.
2017년부터 “재미를 목적으로” 추가하여 시상해 온 상들인데요... 시상식에서는 질펀한 농담이 오가고, 폭소가 터지곤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지난해 ‘여학생들을 성적 대상화해서는 안 된다’, ‘외모가 웃음거리가 되거나 시상 대상이 되는 것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올해부터 폐지가 되었는데요.
치어리더팀 코치는 “시상식을 진행하면서 문제를 인식하지 못했었고, 아무도 문제 삼은 적이 없었다”, “웃자고 한 일이었다”며, 문제가 된 상들이 행사를 즐겁게 만들어주는 요소라 생각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시상식에 참여한 100~150명의 학부모들도 아무런 대응도 취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나의 가십거리로 넘기기에는 많은 생각을 해보게 합니다.
우리도 혹여 재미를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숱한 현상들 속에서 ‘악의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묵인하거나 혹은 동조해 오진 않았을까요?

얼마 전 참석했던 한 행사에서 한 분이 상대방의 의견을 물을 때는 상대방을 존중하여 “내 생각은 이런데, 니 생각은 어때?”라고 정중하게 물어본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인 권력관계가 형성된 사이에서 과연 상대방을 존중한 물음일까요? 물론 상대방의 의견을 묻지 않는 것 보다는 낮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이미 권력을 가진 사람이 먼저 자신의 의견을 밝힌 후 물어볼 때 질문을 받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인권감수성은 내 안에 또아리 틀고 있는 관성화 된 의식들부터 조금씩 바꿔나갈 때 비로소 키워지는 것 같습니다. ‘인연’이 부족하나마 회원 분들의 감수성을 키워나가는데 도움이 되는 밀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새싹과 함께 희망의 싹도 함께 움트는 봄날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