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8-28 16:36
[140호] 이달의 인권도서-『사람을 옹호하라 』- 류은숙 저 / 코난북스 2019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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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옹호하라

류은숙 저 / 코난북스 2019 / 정리 : 박영철


『사람을 옹호하라』는 인권활동가 류은숙이 쓴 ‘인권 가치 교과서’다. 『사람을 옹호하라』는 잘못 쓰이고 함부로 쓰이는 인권의 언어를 바로잡아 정말 그 가치가 자기 삶에 절실한 이들을 옹호하고자 하는 힘을 담았다.
이 책의 구성은 1장에서 인권- 가치들의 나침반, 2장에서는 존엄성의 가치, 3-4장에서는 권리와 상호의존성, 5-7장에서는 자유, 평등, 연대의 가치, 8-9장은 반인권적 가치, 10-11장은 인권감수성과 관련한 정서와 감정의 흐름, 12장에서는 인권의 책임에 대해 쓰여져 있다.

<책 속으로>

01장 인권 ― 가치들의 나침반

누구 말대로 우리는 좋은 삶과 정의로운 사회를 향해 일직선이 아니라 “비틀거리며”나아간다. 고독한 결단이나 의지에 기대서만이 아니라 서로가 부축이며, 서로 기대는 가치에 대해 대화하며 나아간다. 그리고 우리가 서로 기댈 수 있는 가치로서 역사 속에서 중요하게 작동해온 것 중에 하나가 인권이다.(13쪽)
인권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을 나침반으로 삼고자 하는 가치다. 인간의 우월성이 아니라 존엄성을 존중하고자 하는 가치다. 지금 ‘무엇이냐’가 아니라 ‘어떠어떠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존중하는 가치다. 그리고 인권은 다양하고 때로는 상충하는 가치들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 가치들 중의 가치가 바로 인권이다.(13-14쪽)

02장 존엄 ― 평가가 아니라 존중이다
존엄성은 인간의 공통된 지위다. 다른 누군가의 존엄성이 훼손되다면 공통된 지위로서 존엄성이 훼손되는 것이고, 그것은 곧 나의 존엄성도 그렇다는 것이다.(46쪽)
기본권은 상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기본 점수 같은 것이다. 존중은 기능이나 능력에 대한 것이 아니다. 기능이나 능력을 비교해서 등급을 매기는 것이 평가라면, 존엄성은 인간이라는 사실만으로 받을 자격이 있는 존중이다.(51쪽)

03장 권리 ― 권리는 관계 속에 존재한다
권리에 대한 첫 번째 오해는 ‘내가 원한다’라는 말과 ‘나에게 권리가 있다’라는 말을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원한다’를 타인이 충족해 줄 의무는 없다. 반면 ‘권리가 있다’고 할 때는 국가를 포함한 타인에게 그 권리를 존중하고 충족할 의무가 주어진다.(62쪽)

04장 상호성 ― 차이를 이해하는 방법>
취약한 입지에 선 사람은 힘으로 밀려나기 쉽고, 의견을 조작당하기 쉽고, 결과적으로 기본권의 주체로서 지위를 무시당하기 쉽다. 이런 밀려남과 무시를 막으려면 ‘모두에게 동등한 일반적 귄리 체계’만으로는 역부족이다. 그 위에 ‘한 겹 더, 한 번 더’ 고려해야 할 게 있다. 불평등한 상황으로 밀려나는 차이를 고려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권리의 상호성과 호혜성이란 권력의 차이를 고려한 것이다.(89-90쪽)

05장 자유 ― 서로를 만나는 힘
자유는 언제 어디서든 똑같은 것이 아니라 특정한 역사와 사회라는 맥락에서 인간성에 대한 억압에 맞서 구성된다. 자유는 때가 무르익어서 저절로 등장한 게 아니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인간성을 억압하는 권력에 맞서 용기를 낸 사람들이 있었기에 자유는 이상에서 사실로 변환되어왔다.(116쪽)

06장 평등 ― 차이를 고려하는 세심한 원칙
평등이라 하면 흔히 경제적 평등, 즉 ‘밥의 양’을 따진다. 그러나 평등은 밥 자체가 아니다. 식탁에서 같이 어울리는 것이다. “넌 닥치고 밥이나 먹어”라고 할 때 밥은 평등을 구현하는 것이 될 수가 없다. 동등하게 한 식탁에서 대화를 나누며 먹을 수 있어야 같이 먹는 것이다.(141쪽)

07장 연대 ― 인권의 동력
차이에 침묵하는 관용 대신 툭탁거리며 치고받더라도 시끄러운 관심을 요구하는 것이 연대가 아니냐고 질문해야 한다. 이런 태도를 ‘적극적 연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차이에 대한 관용을 넘어 타인의 불리함에 적극 뛰어들어 싸우는 자세를 가리키는 말이다.(180쪽)

08장 반인권적 가치 ― 누가, 왜 인권의 진전을 허물려고 하는가
한발 더 나아가 ‘적극적 차별 시정 조치’라고 불리는 것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일으킨다고 공격한다...... 역차별 주장은 차별이 사라졌다는 전제에서 가능하다. 차별의 철폐를 그리 간단하게 선포할 수 있을까?(202쪽)

09장 안전 ― 가만있으라는 사회가 위험하다
안전 담론에 맞서 우리가 요구해야 하는 것은 존엄한 안전이다. 우리는 안전하기 위해 가만히 있는 삶이 아니라 활동과 의견이 활발한 사회를 요구해야 한다. 우리는 안전이 마치 자유를 포기한 대가인 양 말하는 권력에 맞서야 한다......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안전을 각자 돈 주고 해결하는 각자의 능력이 아니라, 안전을 위협하는 사회적 조건에 대한 공동 책임을 인식하는 사회다.(236쪽)

※ 10~11장 인권감수성과 12장 인권의 책임을 비롯하여 ‘7월 인권독서모임’에서 발표한 정리 원고는 울산인권운동연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