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2-30 10:26
[144호] 여는 글 - ‘인연’을 더욱 소중하게...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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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을 더욱 소중하게...

박영철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힘겨운 시간입니다.
한 해를 보내며 수고했던 스스로의 삶을 위로하고, 또 다른 희망을 나누던 자리가 이처럼 그리운 적이 있었을까요? 너무도 익숙했던 일상이기에 오히려 소홀하게 여겼던 연결들이 얼마나 소중했었는지, 변해버린 달라진 삶을 통해 실감했던 2020년이었습니다.

올해는 울산인권운동연대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는 해였습니다. 6월 23일 창립일에 맞추어 성대한(?) 후원의 밤과 20주년 기념 심포지엄도 준비했습니다. 인권기행 10년을 정리하며 야심차게 ‘제주-오키나와-난징’을 잇는 동아시아 평화기행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준비했던 20주년 사업들이 코로나19의 위력 앞에 하나둘 취소되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어렵사리 진행했던 ‘ 2020 기업과 인권 울산컨퍼런스’와 ‘인권심포지움 - 혐오와 차별을 넘는 인권, 지역에서 길을 찾다’, ‘인권도서발간’ 사업조차 매순간 마음을 조려가며 힘겹게 개최했습니다. 무엇보다 더 많은 회원여러분과 함께 할 수 없음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자위하지만 아쉬움만 더해가네요.

하지만, 인권운동에는 더 많은 과제가 놓였던 한해이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는 또 다른 사회적 참사로 기록되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을 위기로 내몰았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지 고민해야 했습니다. 울산인권운동연대는 긴급토론회 ‘코로나19와 지역사회 대응방안’를 개최하고, 인권의 이름으로 ‘코로나19 울산비상행동’을 제안하고 앞장서 활동했습니다.

갈수록 심해지는 혐오와 차별에 맞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기 위해 활동했습니다.
2019년부터 2년여 동안 시의회에 공전하던 소위 3대 조례, ‘청소년노동인권교육지원조례’, ‘학교민주시민교육조례’, ‘울산시민주시민교육조례’ 등의 제정을 위해 시민사회를 조직하고, 시의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았습니다. 어렵게 마련된 공개토론회에서 혐오세력들이 내뱉는 말도 안 되는 억지주장에 맞섰습니다.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시의회 건물 뒤편에서 피켓을 움켜쥐고 조례제정을 촉구했습니다. 결국 세계인권선언 72주년을 맞이하는 12월 10일 조례제정을 이뤄냈습니다.

또한 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 이번 국회에서 만큼은 반드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울산지역 25개 단체들과 더불어 울산차별금지법제정연대를 결성하고 울산지역 설명회와 전국순회 ‘평등버스’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차별에 반대하는 울산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과 소중한 한걸음을 내딛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울산은 ‘노동운동의 메카’, ‘노동자의 도시’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닙니다. 부끄러운 사실은 노동자의 도시에 걸 맞는 자랑할 만한 진보적인 노동정책도 노동중심의 행정도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개혁을 표방한 더불어민주당 정부가 지역 권력을 장악했어도 변화는 없었습니다. 이제는 노동자의 도시답게 노동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인가 구체적인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기업을 대상으로 사회적 책임과 인권보장의무를 부여하고 있는 ‘기업과 인권’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울산에서 처음으로 열린 <제1회 기업과 인권 울산컨퍼런스>는 기업의 책임과 더불어 노동운동의 역할도 함께 모색하는 중요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성황리에 개최된 올해 행사의 성과를 토대로 2021년에는 조금 더 나아가 기업, 노동,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까지 논의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더불어, 인권행정의 지속가능한 토대를 만들기 위해, 울산광역시의 인권전담부서가 설치되는데 일조했으며, 인권기본조례의 전면개정을 주도했습니다. 지방자치단체 인권정책을 연구하고 이를 실효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로 위축된 가운데에서도 울산인권운동연대는 멈추지 않고 뛰어다녔습니다.
2021년에도 인권으로 더 풍성한 세상을 위해 멈추지 않고 활동하겠습니다. 언제나 회원여러분들이 함께한다는 믿음으로, ‘인연’을 더욱 소중하게 이어가겠습니다.
든든한 후원자, 지지자로 늘 함께해 주세요 ^^


※ 박영철 님은 울산인권운동연대 대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