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2-30 10:15
[144호] 활동보고 1
 글쓴이 : 사무국
조회 : 4,607  
‘인권, 길이 되다’를 쓰다!

윤경일


2020년은 울산인권운동연대가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작년 말! 새해(2020년)에는 20주년 기념 관련 사업들을 준비하자는 의견에 따라 ‘20주년기념기획위원회’가 구성되었고, 몇 가지 기념사업을 기획하였다. 그러나 올해 우리를 괴롭힌 코로나19의 등장으로 기획된 기념사업들이 좌초되기 시작했다. ‘인권, 길이 되다’의 주제이기도 한 ‘인권평화기행’도 국내외 모두 취소되었고, ‘20주년 기념 후원의 밤’ 같은 주요 행사도 취소되었다. 물론 1천 여 명 이상이 모이는 인권 마라톤도 취소!

그러나 다행히, ‘기업과 인권 컨퍼런스’와 기념 책 발간은 성공적(?)으로 추진되었고, 성과를 내었다. 기업과 인권 컨퍼런스에 관해서는 이전의 ‘인연’에서 잘 안내를 했으니 이글에서는 언급하지 않고, ‘인권, 길이 되다’를 써 온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앞서 이야기하였듯, 작년 말 20주년 기념 책을 만들어 보자는 기획은 사실, 3~4년 된 기획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그중에서도 ‘이웃집 토토로’ 등 ‘미야자키 하야오’의 만화영화를 좋아하는 오문완 교수님과 그 주변인들이 대마도, 후쿠오카 등을 다니면서 지속 가능한 환경을 이야기하고 있는 만화영화를 중심으로 책을 만들어 보자는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작년 7월 이후 “과연 수출제한 조치 등 NO JAPAN의 시절에 이러한 책이 나오는 것이 맞는가?”라는 논란과 함께 만화영화 평론 책은 물 건너 갔고, 20주년 기념 책을 만들더라도 울산인권운동연대가 많이 다닌 인권평화기행을 책으로 엮어보자는 기획이 전반적으로 동의를 얻었다.

2020년 상반기는 코로나19로 정신없이 지나갔고, 7월 25일 울산인권운동연대의 하계워크숍에서 기념책의 발간은 진행이 안 되고 있다는 참석자들의 질책이 있었다. 결국, 8월 11일 기념 책 발간 책임을 맡은 김가연 활동가가 저자들에게 9월 4일까지 기행문을 써내라는 협박성(?) 통보를 하였다. 당연히 모든 저자가 두 주 정도(^^)를 늦게 제출하였고, 9월 17일부터 한주에 한 번 정도 저자와 편집위원을 중심으로 한 편집회의를 시작하였다.

기행문의 글 내용도 중요하지만, “10년이나 지난 기행도 있어 사진이 너무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 “촬영을 위해 기행지에 다시 다녀와라!”. 그래서 다녀온 제주도, 거제, 통영, 변산, 정읍, 여수, 진주 등……. 박영철 대표는 이렇게 사진 촬영 다닌다고 고생한 것 같지만, 속으로는 신이 났다. 코로나19에 다니지 못한 여행을 이걸로 때운것이다.


그리고 진짜 책 편집. 저자들이 써 온 글을 다시 읽어 글이 정리되지 않은 곳을 고치고, 주제별로 순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주 기행문과 보조 기행문, 여행 정보 등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그리고 몇 권을 출판할 것이고, 비용 문제는 어떻게 하는가 등 제대로 책을 하나 발간하는데 드는 품이 이리 많다는 것을, 저자가 첫 경험인 우리가 어떻게 알았겠는가!

그나마 글 쓰는데 이력이 있는 오 교수님, 박 대표님, 필자가 모여 며칠 동안 한편 한편을 다시 꼼꼼하게 읽으며 수정해나갔다. 그러나 아뿔싸! 우리 셋은 다른 연구용역을 하기로 해 그 주까지 보고서를 작성하기로 약속한 걸 깜빡하고 있었다. 물론 임기응변이 훌륭한 박 대표를 중심으로 난관을 잘 헤쳐 나갔지만, ‘연구용역 보고’ 약속을 못 지켰으면 어쨌겠는가 하는 등골의 서늘함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인쇄가 되는 마지막까지 정리를 맡아주신 김영해 국장님과 김가연 활동가도 고생이 많았다. 책 700권을 1쇄로 찍고, 12월 10일 북 콘서트 계획을 세우고 이제 사전판매까지 마무리가 된 상황! 그러나 1년 내내 우리를 괴롭히던 코로나19의 기습에 20주년 후원의 밤 대신 치르려던 북 콘서트는 취소되었다.

물론 이 글을 쓰는 이 시각, 1쇄는 거의 판매가 마무리되었다는 희소식이다. 그러나 매년 울산인권운동연대 곳간 일부를 채우던 인권 마라톤이 취소된 상황이라, 2쇄를 찍어 곳간을 채워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필자는 이 글을 읽는 회원과 시민들께서 ‘인권, 길이 되다’를 연말연시 선물로 많이 선택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인권, 길이 되다’가 나올 때까지 고생하신 울산인권운동연대 모든 식구들께 감사의 인사를 남긴다!


※ 윤경일 님은 울산인권운동연대 이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