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6-30 09:45
[138호] 활동보고 - 울산은 인권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글쓴이 : 사무국
조회 : 5,146  

울산은 인권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김창원


지난 24일 울산시청 시민홀에서는 ‘2020 기업과 인권 울산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번 컨퍼런스는 ‘기업과 인권’ 현황과 국내동향에 대한 이상수 교수의 기조발제에 이어 1세션「인권경영 형황과 과제-울산지역 공기업을 중심으로」, 2세션 「노동운동, 노동조합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물리적 거리두기가 진행되는 속에서도 울산 및 부산, 경남지역 공공기관과 지역 단체 관계자들의 많은 참여가 있었다. ‘기업의 인권경영’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4시간여의 고민과 토론이 이어진 이날 행사내용을 모두 담을 순 없지만, 기조발제 일부를 발췌하는 것으로 이날의 고민을 회원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기업과 인권’ 현황과 국내동향 / 이상수(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 문제의 제기

‘기업과 인권(Business and Human Right, BHR)의 역사는 1990년대 시작했다. 1998년 1월, 엠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는 「기업을 위한 인권원칙」을 발표하며, “모든 기업은 자신의 사업 활동에서 인권을 존중할 직접적인 책임을 진다”고 밝혔다. 이후 ‘기업’과 ‘인권’은 기업의 인권책임을 부인하는 견해와 기업은 국제법상 인권책임을 당연히 진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큰 혼란을 유발했다.
여기에 당시 유엔 사무총장의 특별대표인 ‘존 러기’가 제3의 대안을 제시하면서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원칙(UN, Guiding Principles on Business and Human Right, UNGP, 이하 ’이행원칙‘)이 마련되면서 BHR에 대한 복잡한 논의는 거의 해결되었다.

‘이행원칙(UNGP)’은 2011년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승인되면서 유엔의 공식입장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OECD, EU, ASEAN, ISO 등 국제기구와, 기업, 국제 NGO 등 거의 모든 주체의 승인을 받음으로써 BHR에 대한 국제표준규범이 됐다. 이후 UN의 후속작업이 이어지고, OECD는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고 실행지침을 생산한다. 각 개별국가 역시 국가행동계획(NAP)을 만들고 국내법을 제정하며, 산업계도 업계별 행동규범을 만들거나 개정했다. NGO 역시 자신들의 활동방침을 설계하고 실천하기 시작했다.

2008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이행원칙(UNDP)’의 기초가 되는 ‘유엔, 기업과 인권 프레임워크’를 번역하면서 국제사회의 BHR을 국내로 끌어들였다. 한국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는 2017~2018년 시작된 ‘공공기관 인권경영’이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인권경영을 평가요소로 삽입함으로써 800여 개에 이르는 공공기관이 인권경영 정책을 선언하고 실행하게 됐다.

이 정책은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것이다. 이처럼 BHR의 역사는 국내외적으로 20~30년이 되었다. 그동안 세상은 얼마나 변화했는가?
무엇보다 ‘이행원칙(UNGP)’의 등장은 기업인권에 관한 중대한 합의를 이룬 것으로 그 자체가 중대한 변화다. 이제 기업의 인권책임을 부인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됐다. 그리고 이행원칙 이후 등장한 수많은 제도들도 주목할 만 하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변화가 불충분하다는 것도 명백하다. 아직도 ‘이행원칙(UNGP)’이 무엇인지 모르는 기업이 부지기수다. 기업에 의한 인권피해자들이 인권경영으로 인해 어떤 도움을 받고 있는지도 모호하다. 한국의 경우 공공기관 인권경영이 평가를 위한 평가에 그치는 것이라는 의심은 계속되고 있다.
인권경영이란 말은 무성한데, 왜 현장에서의 변화는 기대만큼 일어나지 않는가? 현장에서의 가시적인 변화를 낳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대답은 이미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원칙(UNGP)’안에 있다. 오늘 이 자리가 인권경영을 한 걸음 더 진전시키기 위한 토론의 공간으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 중 략 >

5. 결론


울산에서도 인권경영의 교두보가 등장하기를 기대한다. 울산시가 공공기관으로서 인권경영을 선언하고 실천하면 울산 내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울산대학교가 교육이념에 입각하여 인권경영을 선포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이 사업적 맥락을 고려하여(즉, 이윤목적을 위하여) 인권경영을 선포하고 실천할 수 있다. 한국동서발전이 공공기관 인권경영평가를 염려하면서 인권경영을 선포하고 교두보로서의 역할을 자임할 수 있다. 울산에서 큰 조직 2개만 인권경영을 실천해도 지역 내에서 그 영향은 엄청날 것이다. 인권경영의 효과는 다른 기업으로 즉시 확산되기 때문이다. 그것만으로 울산은 인권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P.S.① 「2020 기업과 인권 울산컨퍼런스」 자료집은 ‘울산인권운동연대 홈페이지’에서 받아볼 수 있습니다.
P.S.② 이번 울산컨퍼런스는 ‘기업과 인권’이란 주제로 지역에서 개최된 전국 최초의 컨퍼런스이며,
울산인권운동연대와 한국동서발전(주) 공동 주관으로 진행되었습니다.


2. UNGP와 기업의 인권존중책임, 3. UNGP의 특징, 4. UNGP의 실행전략은 자료집을 참고하시길 바란다.

※ 김창원 님은 울산인권운동연대 운영위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