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2-03 14:44
[133호] 시선 둘 - 선택과 집중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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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이섬균



누구나 스스로 나아지기 위해 고민합니다. 저는 수험생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시험에 합격할 수 있을까가 고민의 주된 내용이지만 이것뿐만 아니라 가족관계, 사회생활 전반에서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심지어는 취미로 하는 테니스도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고민의 내용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누구나 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의 나를 위해서 계속 고민하고 있을 것입니다.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멋진 일입니다. 하지만 노력의 결과가 반드시 목표의 달성으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목표달성에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럴 때는 보통 “땀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등의 격언을 통해 자신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탓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하곤 합니다. 물론 노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남들보다 더 많은 정성과 시간을 기울였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을 더 적은 노력으로도 훌륭히 그 일을 해내는 주변 사람들을 볼 때면 좌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럴 때면 자연스레 선천적인 능력이나 재능을 탓하게 됩니다. 요즘에는 이런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우스갯소리로 ‘재능충’이라고 하며 비아냥거리기도 하는데, 일면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목표달성을 위해서, 사회 전반에 존재하는 이런 재능충들과 경쟁하며 살아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봤습니다.

저 나름대로 찾은 방법은 ‘선택과 집중’을 잘하는 기술입니다. 수험생 신분이어서 그런지 저는 추리소설이나 SF영화에서 한 번 본 것은 전부 기억할 수 있는 사진기억술 등의 기억력이 가장 탐이 납니다. 또 막연히 그런 것이 진짜 재능, 천부적인 능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존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초능력자들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단지 차이를 꼽자면 선택하고 집중해야하는 지점을 잘 찾는 기술을 통해 노력 대비 최대의 결과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재능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어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재주와 능력, 개인이 타고난 능력과 훈련에 의하여 획득된 능력’이라고 합니다. NAVER 사전에서도 훈련에 의하여 획득할 수 있음을 명시하는데, 굳이 재능이란 단어에 초능력과 같은 의미를 부여해서 자신의 한계를 설정하고 있지는 않았나 반성해봅니다.

저의 주변 친구 중 누구나 인정하는 게임에 재능이 있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같은 시간을 게임하더라도 그 친구는 프로게이머 수준으로 게임을 잘하고, 다른 친구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 친구가 남들과 조금 달랐던 것은 게임을 할 때 공략집이나 게임사이트를 통해 전공과목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에는 게임하는데 무슨 공부를 하냐고 놀리곤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효율적인 노력을 위하여 선택과 집중을 위한 정보취합과정이었고, 단순히 재능이 아닌 선택과 집중을 통한 효율적 노력의 결과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는 새해에 금연을 결심했었는데요. 작심삼일은커녕 이틀째 되던 날 다시 담배를 피웠습니다. 그래서 아! 나는 금연을 할 수 없는 사람인가보다. 금연에 재능(?)이 없나보다. 라고 생각하고 쉽게 포기했습니다. 그러다가 금연을 하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했을까를 자세하게 살펴보니 단순히 노력으로 흡연욕구를 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습관을 조정하는 식으로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다시 금연을 시작하고 단순히 참는 것(노력)이 아니라 식후에는 양치질을 가장 먼저하고 물을 1리터 마신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상황과 목표(선택과 집중)를 설정하니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더 효율적이고 어렵지 않게 금연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TV를 보시면서 “잘하는 것을 열심히 해야지, 못하는 것을 열심히 하면 X 되는 거다”라고 농담을 자주 하십니다. 저는 이 말씀을 ‘모든 일에 대하여 순서와 방법을 체계적으로 설정하고 성공사례를 통한 선택과 집중의 방법을 익힘으로서 자신이 원하는 목표에 효율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라는 의미로 선해해 봅니다.

인권연대 식구 여러분들도 새해에 성취하고자 하는 것들을 많이 계획하셨을 텐데요. 단순히 노력이라는 이유로 스스로를 채찍질하다가 나는 원래 안 되나 보다 하는 식으로 포기하지 않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원하시는 것들 모두 성취하시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 이섬균 님은 울산인권운동연대 前인턴입니다. 현재 부산대 로스쿨에서 학업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