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4-11-05 23:54
[190호] 시선 하나 -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은 재앙이다!
 글쓴이 : 사무국
조회 : 268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은 재앙이다!

박현옥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은 재앙이다.”
“요즘 학교는 대혼란 그 자체다.”
“우리 아이들을 실험용 쥐 취급하는 이주호는 사퇴가 아니라 감옥행이 맞다.”
“언제까지 학교에 다닐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이제 그만 떠나고 싶다”

교육청과 학교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가고 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에 의해 교육 부분의 재앙이 시작되었고, 머뭇거림 없이 착착 진행 중이다. 곳곳에서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교육 민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막대한 예산이 투여되는 AI 디지털교과서가 내년 3월 도입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아직 어느 교사도, AI 디지털교과서의 실체를 보지 못했다. 교과서의 실체조차 없어 AI 디지털교과서의 효과성은 검증할 수도 없는 상태인데 무조건 내년부터 초3, 4학년과 중고등학교 1학년에 영어와 수학, 정보, 국어(특수교육) 교과부터 도입하겠다고 밀어붙이고 있다. 2028년에는 초1~2를 제외한 초중고 전 학년에서 국어, 사회, 과학 등을 도입하고 단계적으로 전 교과목으로 확대 예정이라고 한다. 수 년 전부터 시범운영 되어오다 현장에 들어온 전자교과서도 사용률이 4~12%에 그치고 있는데, 교과서 출판사와 무관한 또다른 형태의 AI 디지털교과서를 구입해 수업에 도입하라고 하는 것이다. 서책형 교과서 가르치기도 바쁜데, AI 디지털교과서는 어느 시간에 점검하고 가르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막대한 혈세만 낭비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또 다른 학습 부담으로 다가갈 것이라 대다수 교사는 예상한다. 상상만 해도 ‘악’소리가 절로 나온다는 교사들의 목소리에 교육부는 귀 기울일 생각이 전혀 없다.

# 교사 12.1%, 학부모 30%만이 찬성하는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고민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 8월 7일 공개한 조사 결과를 보면 ‘AI 교과서 도입’에 교원의 12.1%만이 ‘동의’했고 73.6%가 ‘비동의’했다. 학부모의 찬성률도 30% 초반대이다. 디지털교과서 도입 반대 범국민 서명이 10만 명을 훌쩍 넘었는데도, 교사와 학부모 시민 절대다수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하고 윤석열식 교육재앙 정책들은 차곡차곡 진행 중이다.
유보통합과 늘봄학교, 고교학점제에 이어 AI 디지털교과서에 예산을 편중해서 편성하다 보니 학교 운영비와 교육과정 운영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지면서 여러 교육활동과 학교 운영 관련 예산집행이 중단되거나 줄줄이 폐기되고 있다. 시도교육청도 최소 30% 이상 모든 항목에서 2025년 예산을 삭감하고 학교로 내려보내는 학교 운영비도 삭감할 수밖에 없어 크게 우려된다고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시도교육청은 물론이고 학교와 각 기관이 심각한 예산 부족으로 모두가 하나같이 어떻게 해야 하나 발만 동동 구르는 형세다.

# 디지털 기기 관리 콜센터직원 1인이 5,262대의 기기 관리
국정감사를 통해 AI 디지털교과서와 관련한 것들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는데, 지금 학교 현장에는 397만 7,705대의 디지털 기기가 도입되었지만, 유지보수 콜센터직원은 턱없이 부족해 1인이 5,262대를 관리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콜센터직원뿐 아니라 1차 적인 유지보수 관리와 기기 사용으로 인한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 갈등, 사이버폭력 등의 문제는 고스란히 교사들의 몫으로 다가왔다. 딥페이크 성범
죄를 경험하고 코로나를 거치면서 심각한 수준에 이른 문해력 저하, 학습 능력 저하의 문제, 정서·행동 위기 학생의 급증에는 대책다운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 문해력 저하, 정서행동 위기 학생의 급증 문제 해결
현장의 교사들은 정서행동 위기를 겪는 학생들의 급증 현상으로 하루하루를 그야말로 이 악물고 버티고 있는 지경이고 학생과 학부모도 해결책을 요구해 보지만 이와 관련한 연구나 지원대책은 문서에만 가끔 기재되어 발표될 뿐 현장에서는 어떤 지원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정서행동위기 학생의 급증 문제 해결에 주목한 세계 다른 나라들은 초중학교가 아닌 고등학교에만 부분 적용하거나 시범 적용하고 있고,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중단 또는 폐기를 결정하고 예전처럼 서책형 종이 교과서 사용으로 회귀했다. 그 결과 학생들의 문해력과 집중력, 문제 해결 능력이 향상되었다는 수많은 보고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와 교육부는 전 세계의 흐름과 정반대의 거꾸로 가는 열차에 올라타며 우리 아이들을 올리지 말았어야 할 실험 대상에 올렸다.

# AI 디지털교과서 구독료와 구입 유지 보수비용 감당 불가
교육부의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 추진 방안(2023.6.)와 2024년 8월 기준 알려진 바로는 AI 디지털교과서는 1권에 6천 원에서 1만 원 정도인 종이 교과서에 비해 학생 1인당 구독료가 6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종이 교과서의 6배에서 10배 정도 비싼 걸로 알려졌다. A학교에서 한 학년의 학생이 100명이라고 가정하고 수학, 영어 정보 디지털교과서를 구독한다고 했을 때 한 개의 학교 한 개의 학년에서만 구독료가 1,800만 원~2,400만 원 사이가 된다는 뜻이다. 이 구독료를 학교 운영비로는 절대 감당할 수가 없다. 전 학년 다수 교과로 확대되었을 때 이와 관련한 비용은 감당할 교육청이나 학교가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당장 내년부터는 냉난방기 운영도 못 하고 거의 대부분의 교육활동이 멈춰 설 것이라는 분석이 여기에서 나온다.
교육부가 계획한 대로 대부분의 교과가 2028년에 AI 디지털교과서로 도입된다면 구독료는 최대 2조 5,558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교과서 구독료와 별개로 수반되는 디지털 기기 구입 보상 유지 수리비는 또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매년 총 3조에서 5조 가까운 혈세가 교사 학부모가 극렬하게 반대하는 정책에 사용되는 것이다.

# 학생들의 막대한 개인정보 집적의 문제
AI 디지털교과서 선도 교원연수를 진행하는 강사도 급하게 모집되었음이 드러났다. 전국의 12,000명이나 되는 교사들을 별도 자격이나 기준도 없이 그저 희망 때문에 급하게 모집해서 30시간 연수를 한 달여 짧은 기간에 진행한 것을 두고 ‘교실을 혁명할 교사를 양성하겠다’라고 떠들어댄 것이다. 또 어이없게도 12,000명의 선도교원 강사인 교사들의 개인정보가 전국에 공문으로 잘못 보내지면서 당사자들로부터 맹비난을 받은 바도 있다. 교사들의 개인정보도 지키지 못하면서 전국의 초중고 학생들의 개인정보와 학부모의 개인정보가 집적되는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서두르는 것은 비용도 비용이려니와 방대한 학생들의 개인정보와 학습정보, 학부모의 개인정보 집적에 있다는 다수의 교육업계와 교육전문가들의 증언이자 우려이다. 이미 수많은 학원이 이 사업에 주목하며 이와 관련한 수강내용과 방식을 홍보하고 나섰다. 이것이 재앙이 아니고 무엇인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당장 중단시켜야 한다.

# 디지털 선도교원 연수와 교사연수에서 벌어지는 웃지 못할 일들
연수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웃지 못할 일들을 몇 가지 열거해 보면 이렇다. 디지털 선도교원 강사가
“강사인 자신도 AI 디지털교과서의 실체를 보지 못한 채 강의하고 있어서 혼란스럽고 부끄럽고 당황스럽다.”라고 말한다고 연수를 다녀온 교사들이 전했다. 그런 말을 듣고 연수장에 갔던 교사는 또 이렇게 전했다. “내년 도입되는 해당 교과라서 거의 반강제로 끌려가 연수를 듣고 보니 반복 학습과 학습지 풀이 수준에 불과한 연수 내용을 들으면서 걱정을 넘어서서 분통이 터졌다.”, “적합성 검토가 필수인데, 일정이 미뤄지면서 학생들이 방학 들어간 뒤에 교과서를 선정해야 하는데, 수업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적합성 검토해서 교과서를 선정할 수가 있는가? 정말 너무 어이가 없다. 평생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라는 의견들을 전하고 있다. 그리고 몇십명의 연수를 받는 도중이었는데도 프로그램이 멈춰서 강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마쳐졌다고 했다. 학교에서 전교생이 디지털 기기를 쓸 때 이러한 일들은 더 비일비재해질 것이고, 이미 타 시도에서 온라인 학력평가를 치르던 중 서버가 멈춰서 평가를 진행하지 못한 다수의 사례가 발생했다.

교육부에서 교육청으로 내린 특별교부금을 사용하기 위해 시도교육청들은 호텔에서 교원연수를 잡아 진행하면서 고가의 호텔 식사와 선물을 제공하면서 혈세 낭비에 동참하는 중이다. 교육부가 강제하고 특교금을 집행하지 않을 경우 예산삭감 등 치명적인 패널티를 주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우려를 표명했던 교육감들부터 먼저 나서서 혈세 낭비 AI 디지털교과서 교원연수를 중단해야 한다. 10개 시・도교육감들이 도입에 우려를 표했지만 그에 따르는 실천이 담보되지 못하면서 교사들의 원성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당장 울산 천창수 교육감은 평소 소신대로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가장 먼저 피력했으나, 여전히 혈세 낭비 교사연수는 울산교육청에서도 진행 중이다. 말만 자율이고 권장이지 거의 강제로 진행되다시피 하고 있는 교사 연수중단을 많은 교사들이 요구하고 있다. 울산교육청을 시작으로 10개 지역 교육감들이 혈세낭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중단 및 교사 연수 중단을 선언하는 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두를 위한 맞춤교육” 실현을 위한 AI 디지털교과서 추진방안을 발표한 교육부의 진정한 목적은 교육 민영화에 있음이 여러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에듀테크 업체와 결탁이 되어 있다는 논란을 일으킨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민간기업에 공교육 예산을 몰빵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올해 8월에 AI 디지털교과서를 검정 심사에 제출한 업체는 총 21개 업체이다. 그러나 검정 심사 결과 초등수학 AI 디지털교과서는 12종 중 3종만 통과해 합격률이 25%에 불과했다. AI 디지털교과서 대다수의 업체가 무더기 탈락한 것이다. 검인정을 통과한 3개의 민간업체가 내년부터 3조에 가까운 교육예산을 가져가는 것인데, 막대한 개발비용을 들여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에 참여했다가 탈락한 업제들이 교육부를 상대로 고소・고발하겠다고 나서고 있다고 한다. 이번 정책이 법적으로 규정된 절차와 시기를 거의 지키지 않은 채 강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교조는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반대하는 공동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9월부터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10월 말까지 전국 시도교육청 앞에서 퇴근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고, 국정감사 대응 투쟁을 벌이고 있다. 학생 성장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 정책을 중단하고 이주호는 당장 사퇴해야 마땅하다. 교육감들도 더 늦기 전에 특단의 결심으로 맞설 것을 요구한다!!!

※ 박현옥 님은 전교조 울산지부 지부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