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01-03 13:38
[156호] 인권 포커스 Ⅰ - 우리는 얼마나 불평등한 세계에서 살고 있는가?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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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얼마나 불평등한 세계에서 살고 있는가?

김창원


지난 12월 7일 세계불평등연구소(World Inequality Lab)가 <세계 불평등 보고서 2022>를 발표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상황에서 전 세계 불평등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자산 불평등이 더욱 커졌네요. 상위 10%가 전 세계 자산의 75.5%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중에서도 상위 1%가 차지하는 비중이 37.8%라니 어마어마합니다. 반면 하위 50%가 차지하는 전 세계 자산은 2%에 그쳤다고 하네요.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상위 10%가 차지하는 자산 비중이 58.5%(상위 1%는 25.4%)인데 반해 하위 50%는 5.6%에 그칩니다.

소득불평등도 심화되었는데요. 상위 10%가 전 세계소득의 52%를 차지하는 반면 하위 50%가 차지하는 비중은 8.5%입니다. 한국의 소득불평등도 만만치 않은데요. 상위 1%가 전체소득의 14.7%(평균 약 6억4천만원)를 차지하고 있으며, 상위 10%가 46.5%(평균 약 2억원)네요. 상위 10%의 소득이 하위 50% 소득의 14배가 달한다고 합니다. 불평등 정도를 대륙별로 비교한 지표도 나왔는데요. 중동과 북아프리카(MENA)가 가장 심각하고, 유럽이 작다고 조사되었습니다. 조금은 예상할 수 있는 지표네요.

국가별로 살펴보니 평균 국민소득이 높다고 불평등 정도가 낮은 것은 아니네요. 대표적인 예가 미국과 스웨덴인데요.

두 나라 모두 고소득 국가이지만, 미국은 극심한 불평등 정도를 보이는 데 반해 스웨덴은 상대적으로 불평등 정도가 작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중소득 국가와 저소득 국가에서도 나타나는데요. 브라질과 인도의 불평등은 심하지만 중국은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났습니다.
세계불평등연구소가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불평등 상황이 악화된 것은 “필연이 아닌 정치적 선택의 결과”라고 말한 이유를 알만하네요.

공공자산(public wealth)과 민간 자산(private wealth)의 차이도 관심이 가는 지표입니다. 지난 40년간 전 세계적으로 경제성장이 거듭되면서 국가는 부유해진 반면 정부는 오히려 가난해졌네요. 민간 자산은 증가했는데 공공자산은 ‘0’에 수렴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힘들었던 2020년에는 마이너스가 되기도 했네요. 코로나19로 인해 정부가 확장정책을 펴면서 민간에서 돈을 빌려왔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젠더 불평등이 상당한 수준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탄소배출량 역시 국가 간, 국가 내 불평등 정도가 크다고 조사되었습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상·하위 증가율 격차가 더욱 악화되었다”며 “2020년은 억만장자들의 자산 점유율이 가장 가파르게 증가한 해”라고 했는데요. 세계 시민단체들 중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불평등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보고서는 “지난 30년 동안 자산 불평등이 계속 악화해 격차가 매우 커진 상태”라며 “상위 10%의 몫이 늘면서 중산층과 노동자들이 소유한 자산은 줄었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소득 불평등과 관련하여 “2020년 상위 10%의 평균 소득은 하위 50%보다 38배가 늘었다”다네요. 이는 1910년 제국주의 전성기 시절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보고서는 악화된 불평등 정도에 대한 대안도 제시했는데요. “21세기 불평등 해결은 상당한 소득 재분배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누진적 조세정책을 강조했습니다. 전 세계 자산 100만 달러 이상 소유한 이들에게 실효세율 1%포인트를 적용할 경우 세계 소득의 1.6%를 세수로 확보할 수 있는데, 이를 교육과 보건, 환경 등에 투자할 수 있다고 주장하네요.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불평등 정도의 악화가 ‘정치적 선택의 결과’라는 세계불평등연구소의 발표가 새삼 무겁게 다가옵니다.

※ 김창원 님은 울산인권운동연대 운영위원입니다.

※ 참고 - 블로그 ‘가벼움과 무거움’(https://blog.naver.com/8forgerrard/222591157145)
- 한겨레 신문 (2021.12.08. / 이정훈 기자 / 코로나로 불평등 가속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22405.html#csidx00a629cb2a8524da8c394e3d2fa046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