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01-30 12:10
[157호] 인권 포커스 Ⅱ - 소방관들의 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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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사무국
조회 : 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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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들의 순직
이영환
올해 1월 5일 경기도 평택시에 있는 냉동 물류창고 신축공사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소방관 3명이 순직하였다.
뉴스에 따르면 1월 5일 저녁 11시 46분경에 화재가 발생했고, 신고 14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7시간이 넘도록 진화 작업을 했으며, 새벽 6시경 큰 불길을 잡았다고 한다.
1월 6일 오전 9시쯤 2층에 대피하지 못한 작업자의 구조 및 진화 작업을 위해 소방관을 투입하였고 20분 뒤 갑자기 불이 재확산해 대응 2단계로 상향하였다고 한다.
소방당국의 대응 1단계는 화재 현장 관할 소방서의 모든 인력이 출동하고, 대응 2단계는 인접한 소방서 여러 곳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지침이다.
불길을 잡는 진화 초기 단계에 불길 최전선에서 진화 중이던 소방관 5명이 긴급 대피했고 2명은 자력으로 탈출하였으나 나머지 3명은 연락이 두절 되었다. 연락 두절된 소방관 3명은 화재 현장에서 1시간 정도 버틸 수 있는 공기 호흡기통을 메고 진화 작업 및 인명 구조작업을 하였지만, 작업한 지 20분 후인 9시 30분에 마지막 교신을 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후 수색팀이 12시경에 냉동창고 2층에서 쓰러진 소방관을 발견하였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고 나머지 소방관 2명도 조금 떨어진 곳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되었다. 화재 초기 1차 진압에 성공하였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3명을 포함하여 여러 명의 소방관들이 함께 사진을 찍은 모습도 보였는데 안타깝기 그지없다.
평택 냉동창고는 건축면적 35,000제곱미터 규모로 지하 1층에서 지상 7층까지 있는 건축물 자체가 냉동창고이다.
공사 현장은 용접, 절단 작업과 함께 우레탄폼과 같은 가연성 건축자재가 많아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쿠팡 물류창고와 평택 냉동창고처럼 큰 건축물은 지을 때도 위험하지만 건축 후에도 위험하다. 내부공사를 할 때는 작업자들이 자기 맡은 일에만 열중하여 다른 작업자를 신경을 쓰지 않는다. 안전관리자들이 반드시 옆에 있어야 하는데 인건비를 아끼려고 안전관리자를 지정하기만 하고 공석으로 두는 경우가 많다.
건물 공사 중일 때는 소방시설이 완공되지 않아 소방시설이 없는 것과 같다. 뉴스에서는 경보가 왜 안 울렸나? 옥내소화전에 물이 안 나온다, 스프링클러가 작동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시설이 공사 중인데 안 되는 것은 당연하다.
냉동창고는 보냉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사용하는 것이 우레탄폼이다. 우레탄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데 가격 대비 보냉, 보온 능력이 제일 좋은 재료이다. 그러나 화재에는 취약하다. 불이 붙으면 시커먼 연기와 유독성 가스가 발생하여 한번 흡입하면 정신을 잃을 정도다. 그래서 화재가 발생하면 열보다는 연기 때문에 피해를 입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평택 냉동창고는 공사가 80% 정도 진행된 상태였고 작년 4월에 완공예정이었다. 이 건설회사에서는 이미 인명사고가 한차례 있었다. 2020년 12월 20일 천장 상판 작업 중 콘크리트 골격이 무너져서 작업자 3명이 10미터 아래로 떨어져 사망하였는데 산업안전법도 지키지 않는 회사가 다시 공사 재개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화재발생시 불이 어느 정도 진화되면 옆에 있는 누군가가 안에 사람이 있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면 소방관들은 구조하기 위해 안으로 진입해야 된다. 산소통과 방화복을 입고 진입하면 소방관들도 화재 열기로 뜨거움을 느낀다. 방화복보다는 방열복(용광로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입는 은색으로 된 옷)을 입어야 하나 방열복은 활동하는 데는 불편하고 가격도 비싼 단점이 있다.
소방당국에 의하면 소방관들을 구조하려고 내부진입 시 내부에는 용접용 산소통, LPG가스통, 우레탄폼 등 가연성 물질이 많아 접근하기 힘들다고 이야기를 했다. 작업자들을 구조하기 위해 소방관들은 진입을 해야 되는 상황인데 내부 위험요인으로 소방관들이 못 들어간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평택 화재를 비롯해 해마다 소방관의 희생이 이어지면서 소방공무원들이 근본적인 대책을 정부에 요구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생명이 위태로운 현장은 거부할 권리가 있어야 된다고 한다.
사고가 나면 경찰이나 검찰에서 공사 시공사와 감리회사, 하청회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다. 임시 소방시설 설치 및 유지 관리사항, 화기취급장소의 지정 및 적정관리, 용접작업 방화 사용방법 등을 조사할 것이다. 그러나 사고 발생 후 위반사항 등에 대해 안전 조치를 취하면 다음에는 이런 사고가 반복되지 않아야 하는데 되풀이되고 있다.
2015년경에 공사 현장에 임시 소방시설 설치가 의무화되었다. 이 법의 취지는 완공된 건축물은 소방시설이 완비가 되어 있지만 공사 중인 건축물에는 소방시설이 되어 있지 않아 화재 시 취약하므로 최소한으로 소방시설을 설치하라고 만든 법이다. 2015년도 이전부터 공사 현장은 사고가 많아 이 법을 만들었지만 잘 지켜지지 않아 이런 사고가 발생한다. 항상 위험에 처한 사람은 현장작업자와 이들을 구조하는 소방관들이다.
안전을 등한시하고 공사를 강행하는 업주나 시공사 모두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이러한 사고는 거듭될 것이다.
그래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다시는 공사 현장 화재로 인한 안타까운 희생이 없기를 임인년 새해에는 소망해 본다.
※ 이영환 님은 울산인권운동연대 공동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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