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03-01 16:06
[170호] 인권포커스 - 지역에서부터 인권시스템을 강화하자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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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부터 인권시스템을 강화하자
- 2023 제1차 지역인권보장체제를 위한 지역인권활동가네트워크 회의 개최 -

박영철


2023년 ‘지역인권보장체제를 위한 지역인권활동가네트워크(이하‘지인넷’) 1차 회의가 울산에서 개최되었다. 지인넷은 지난해부터 활동을 시작한 네트워크로 지역인권보장체제를 고민하고 있는 지역인권단체들을 중심으로 모인 상설연대기구이다.

지인넷은 2020년 8월 21일 울산인권운동연대 20주년 기념사업으로 기획된 ‘지역에서 인권보장체계와 구축현황과 과제’ 심포지움에 참여했던 지역인권운동단체들을 중심으로 논의되었다. 이후에 광주와 제주 등에서 개최된 인권포럼을 통해 1년 동안의 지속적인 연대사업을 전개하면서 지역인권단체로서의 과제와 역할 등에 대한 고민을 발전시켜갔으며, 2022년 2월 제주모임에서 모임의 명칭 및 목적을 확정, 네트워크의 취지에 동의하는 단체들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공식 발족시켰다.

1월 26일 울산에서 개최된 2023년 지인넷 1차 회의는 제주, 대구, 충남, 울산 등에서 9명의 활동가 참여했으며, 인권재단 사람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참관하였다.
이날 논의안건은 2022년 1년 사업에 대한 보고 및 평가, 소속단체별 지역인권이슈 공유, 2023년 주요사업 채택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2부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 홍보협력팀과 새롭게 조직된 지역인권증진팀과의 간담회 시간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2022년 사업결과를 보면 2월 제주모임을 시작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개최되었던 5차례의 회의와 공동사업(토론회 등)에 대한 성과를 공유했으며, 소속단체별 지역인권이슈 공유시간을 통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역의 인권현안을 살펴보았다. 예컨대 충북과 전주의 경우 학생인권조례, 인권기본조례 등 지역인권제도화가 어떻게 후퇴하고 있고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지 발표가 있었고, 대구의 경우에는 이슬람사원과 관련한 혐오세력들에 맞선 대응에 대해 공유하였다. 제주는 제2공항 관련 사안과 평화권에 대한 현안공유가 있었으며, 울산의 경우 보수정당이 장악한 시와 시의회의 ‘민주와 인권’에 대한 예산삭감에 맞선 시민사회대응과 교육감보궐선거, 4년째 추진 중인 ‘기업과인권콘퍼런스’ 개최에 대해 발표하였다.

다음으로 2023년 사업계획은 기본적으로 지역을 순회하며 분기별로 회의를 개최하는 것과 함께 공동사업으로 대구시민인권위원회 구성과 운영, 광주세계인권도시포럼과 제주인권포럼 지인넷 세션 준비, 지역인권보장체제 강화를 위한 공동프로젝트 등을 논의했다.

지인넷은 우선 3월 24일, 지인넷 1주년 토론회를 대구에서 개최하여 지역인권제도화 후퇴에 대한 공동대응을 구체화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인권재단 사람과 함께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는 지역인권활동가 프로그램 등을 추진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기로 하고, 구체적으로는 광주 세계인권도시포럼 개최시 인권활동가 세션을 확대하여 주관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2부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 홍보협력팀과 새롭게 조직된 지역인권증진팀과의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주요내용은 국가인권위원회가 매년 개최하는 인권옹호자대회에 대한 평가와 제안 순으로 진행되었다. 홍보협력팀의 기조발제에 대해 지인넷은 개최목적이 모호했던 인권옹호자대회를 참가대상과 프로그램 등 취지에 맞는 형식과 내용으로 제안해줄 것을 요구했으며, 기획단계부터 인권시민단체와 충분히 소통할 것을 요청했다.
다음으로 새롭게 조직된 지역인권증진팀의 업무와 관련한 발표가 진행되었다. 지인넷은 국가인권위원회 지역인권전문위원회 1기에 대한 평가가 반영되어 지역인권증진팀을 구성한 것을 매우 평가할 만한 것이라 밝히며, 2기 지역인권전문위원회의 구성과 역할에 대해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였다. 무엇보다 지역인권증진팀이 지역의 인권단체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의견을 조율하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지인넷의 소속단체로서 지난 1년 동안의 지인넷 활동을 돌이켜보면, 지역인권보장체제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문제의식을 던지며 왕성하게 활동했다고 자평한다. 수도권과 달리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인권활동가들의 고민을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본다.
올해 지인넷의 첫 시작을 알리는 회의를 울산에서 개최한 이유는 20주년 심포지움에서 내걸었던 ‘혐오와 차별을 넘는 인권, 지역에서 길을 찾다’라는 주제와 같이 지인넷의 목표를 분명히 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지역에서부터 인권보장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가 널리 퍼져나가길 기대해본다. 인권, 구체적인 삶이 있는 지역에서부터 길을 찾아가보자!

※ 박영철 님은 울산인권운동연대 상임대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