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1-06 10:22
[55호] 회원글 - 음식물쓰리게 종량제를 지켜보면서
 글쓴이 : 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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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지켜보면서


최성호 l 회원


우리나라는 1995년 일반쓰레기 종량제와 더불어 2005년 음식물쓰레기 분리배출제도를 도입하였고, 2013년 6월 2일부터 음식물쓰레기 종량제(이하 종량제)를 전면 실시하였다. 환경부는 종량제로 연간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이 최대 20%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경제적 이익만 연간 5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종량제봉투로 일원화된 일반쓰레기와 달리 음식물쓰레기는 부담금 부과방식이 지자체별로 제각각이고 방식에 따라 내는 돈도 달라져 기대한 만큼 절감 효과가 있을지 우려도 나온다. 그동안 종량제 미실시지역은 정액요금이 부과되었지만 이제는 버린 양만큼 돈을 내야 한다. 종량제는 국민이 음식물 처리비용 부담을 느끼면서 그만큼 음식물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비합리적인 요금체계에 대한 불만이 따르고, 지자체별·주택 유형별로 다른 종량제 방식이 적용되면서 주민들이 혼란스러워할 여지가 크다.

종량제 방식은 전용봉투, 납부칩·스티커제의 전용용기, 무선주파수인식(RFID) 계량기 등 세 종류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는 세대별 종량제 방식인 RFID 방식이나 단지별 종량제 방식으로 운영된다. 단독주택은 편의점 등에서 구입한 납부칩·스티커나 전용봉투를 사용한다. 그러나 여기서 제도적 문제점이 드러난다. 단지별 종량제 방식의 경우 수거함에 버려진 음식물쓰레기의 양을 합산한 후 세대별로 균등하게 나누어 수수료를 내야 하므로, 쓰레기 분량과 관계없이 1인 가구에 과도한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다.

또 2015년까지 한시적으로 쓰이는 전용봉투의 경우 2ℓ 기준 가격이 서울시 마포구는 35원, 중구는 100원 등 지자체별로 제각각이다. 환경오염 우려도 있다.
RFID 방식은 세대별 배출원 정보가 입력된 전자태그의 수거함을 설치하는데 대당 200만원 정도가 들고, 태그 카드 분실과 카드 사용 숙지에 대한 부담, 기기 관리의 번거로움이 따른다. 실제 이 방식을 시범운영해온 서울 강남구는 시스템 오류로 인해 종량제 전용 비닐봉투를 사용하고 있다.

또 종량제 홍보가 잘 안돼 위반 시 처벌기준을 모르는 이가 대부분이다. 종량제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음식물쓰레기를 무단투기하거나, 음식물쓰레기를 일반쓰레기에 섞어 버리면 10~1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한다. 불법배출에 대한 단속이 쉽지 않은 것도 문제다.
종량제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선진화된 친환경정책이라고 한다.

정부에서 종량제 홍보를 강화하고, 복잡한 종량제 방식을 합리적으로 보완하는 것도 기대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인식 전환이다. 과거 우리 부모님 세대에선 감히 생각할 수 없는 음식물쓰레기라니...물질적으로 우리나라가 풍요해지기는 했나보다. 전국의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이 하루 평균 1만6000여t이라는 한다. 세계 인구 8명 중 1명이 굶주리고 있다. 문득 한 쓰레기? 선배가 생각난다. 오랜만에 음식물 남김없이 안부삼아 소주한잔이나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