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6-13 15:05
[66호] 여는 글 - 인권교육, 평생교육
 글쓴이 : 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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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교육, 평생교육



오문완 l 공동대표


사람은 누구나 개 세 마리를 키운답니다. 두 마리는 성격이 고약한 녀석이고 한 마리는 온순한 녀석이랍니다. 어떤 녀석들일까요? 답은 to be continued.
5월 7일 15번째 ‘대학생 인권강좌’가 열렸다. 이 날 강연은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가 맡았는데, <뉴스 제대로 보는 법: 기존 뉴스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들려주었다.

김 대표는 주류(기성, 정규) 언론이 세월호 사건을 보도하는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뉴스타파가 제작한 다른 화면과 비교하며 말을 열었다. 그 화면은 가히 충격적이었는데 뉴스가 어떻게 사실을 호도하는지를 잘 말해준다. 사실(fact)과 진실(truth)은 다르다는 데는 누구나 동의하겠지만 적어도, 진실이 사실을 호도해서는 안 되는데 하는 생각부터 하게 만든다. 또 세월호 참사의 유족 중 한 분이 보내온 영상자료를 소개하면서 왜 주류 언론이 아닌 ‘듣보잡’인 뉴스타파에 이런 정보를 제공했겠느냐는 물음을 던져준다. 그리고 자신의 30년 좀 못 미치는 기자생활 동안 지금처럼 언론이 제 구실을 못하는 때가 처음이라고 개탄한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한국만 유독 그런 건 아니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그렇다면 그 다행은 참으로 ‘씁쓸한’ 다행이다. 미국의 주류 언론도 9·11에 대한 보복으로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이라크 바그다드 피르도스 광장에서 해방군인 미군을 열렬하게 환영하는 이라크 시민들의 모습을 연출해서 보여준다. 이라크 의사한테 치료를 받고 그 도움으로 미군에게 넘겨진 린치(Lynch) 일병을 미 특공대가 구사일생으로 구출한 영웅으로 만든다든가 하는 식의 조작도 그러한 행태의 한 모습이다. 그래서 탐사보도 기자들은 정부 발표를 ‘공적 진실’(official truth)이라고 부른단다. 달리 읽자면 ‘공적으로만’ 또는 ‘공식적으로만’ 진실일 뿐 “무조건 믿지 말라”는 뜻이다. 강연 얘기를 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고 요컨대 언론매체를 ‘비판적으로’ 접하지 않을 때 우리는 거짓 속에서 살게 된다는 얘기다.


두 눈 뜨고 바보 되기 쉬운 세상이다. 두 눈 부릅뜨지 않고서는 살기조차 어렵다. 제대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평생학습이다. 에두아르드 C. 린드만(강대중·김동진 옮김)은 『성인교육의 의미』(학이시습, 2013)라는 책에서 평생학습을 이런 식으로 정리한다(이 책은 1926년에 발간된 The Meaning of Adult Education을 번역한 것인데, 거의 한 세기만에 국내에 번역되었다).

“한때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무상으로 교육이 주어지기만 하면, 지성이 세상사를 다루는 데 가장 적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일정 수준까지 교육을 강제로 시키는 의무교육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우리는 단지 교육받는 방식과 순서를 형식화하고 기계화하는 것만 성공했다. 진정한 교육의 정신과 의미는 똑같은 처방전을 더 많은 사람에게 쉽게 전달한다고 북돋워지지 않는다. 진정한 배움은 삶을 다시 시작하고 그것에 도전하려면, 교육의 질적인 측면을 고려한 새로운 개념, 새로운 동기,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교육은 곧 삶 그 자체라는 전제에 합의하는 새로운 종류의 교육에 대한 관심이 각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공부를 젊은 시절 한때 일로 치부하는 낡은 교육관은 설 자리가 없다. 삶 전체가 학습이다. 따라서 교육에는 끝이 없다.”(이 책 4쪽)는 결론을 도출하고, 그게 ‘평생학습’(린드만의 표현으로는 ‘성인교육’)이라고 정리한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인권을 찾는 인권교육이야말로 평생교육과 가장 친한 존재라고 할 수 있겠다. 인권교육을 받는 것 자체가 인권이니까.

자, 이제 궁금증을 풀어드릴 시간이다. 답은 편견(偏見), 선입견(先入見),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란다. 앞의 개 두 마리를 멀리하고 마지막 개를 가까이 하며 사는 것, 이게 참된 삶이고, 그게 곧 인권이 아닐까? 제 얘기가 아니고 <현대사회와 인권>이라는 울산대 교양강좌에서 ‘노인과 인권’을 강의해준 우기택 선생의 말씀이다. 이 말씀을 베껴 적는 것, 이게 인권교육이자 평생교육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