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3-27 09:42
[64호] 회원 글? - 손배가압류 , 또 하나의 형벌인가?
 글쓴이 : 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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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배가압류, 또 하나의 형벌인가?


이영환 l 편집위원장

지난해 12월 21일 전 한진 중공업 노조원 최강서씨가 목을 매 세상을 떠났다. 유서에는 “손해배상 철회하라,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돈 158억”이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최근 파업으로 인한 손배가압류가 늘어 민주노총 가입 15개 사업장에 무려 1,300억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걸려있다. 문제는 노동조합에만 적용하던 손배가압류가 일반 노조원들에게도 손배폭탄이 되어 정상적인 노동운동이 어려워지고 2차적인 경제적 압박으로 가정이 파탄나는데 있다 할 것이다. 또 다른 최강서씨가 나올까 지극히 염려스러운 상황이다.

마침 시민사회단체 인사 등 각계 인사 100여명이 모여 “손배 가압류를 잡자! 손잡고”가 결성되어 활동에 들어가고 쌍용차지부 손배소 금액 47억원을 47,000원씩 10만 명이 모금해 내자는 딸 셋 둔 전업주부 배춘한씨로부터 시작된 쌍용차 이어달리기가 가수 이효리씨나 노엄촘스키 교수 등이 언론에 등장하면서 목표금액을 넘어섰다는 반가운 소식은 마른 대지에 뿌리는 해갈의 비 소식에 다름 아니다. 민간 사회 안전망이 정상적으로 건강하게 가동되고 있는 듯하여 한편으로는 안심이 된다.

하지만 ‘손잡고’에서 나온 내용을 보면 무차별적인 손배가압류의 엄격한 제한과 노동운동에 대한 폭넓은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 헌법에서 보장한 노동3권이 온전히 살아있는 사회가 되야 할 것이다.
“겨울은 가고 반드시 봄이 온다.”는 격언처럼 따뜻한 봄바람이 남에서 불어오기를 기대하며 인권이 살아있는 대한민국의 그날을 위해 다 같이 힘을 모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