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경제학
“개인의 자질 문제가 아니라 잘못된 구조가 문제인데,
그 잘못된 구조 속에서 우리는 경쟁하고 있다”
이원재 지음 / 도서출판 어크로스 / 2012
발제 : 이소정
모든 것은 탐욕으로부터 시작됐다
“여러분, 탐욕은 선입니다. 더 나은 단어가 없다면요. 탐욕은 옳습니다. 탐욕은 일을 되게 만듭니다.… 탐욕은 텔다 제지 뿐 아니라, 또 다른 고장난 기업 ‘미국’을 구해 낼 것입니다.” 영화 월스트리트(1987)에서 영화 속 기업사냥꾼인 냉혹한 투자자 고든 게코가 ‘텔다제지’ 주주총회에서 남긴 명대사이다. 영화 속 고든 게코는 자신이 인수하려고 하는 기업을 넘어서서, ‘또 하나의 고장난 기업, 미국’을 ‘탐욕’이 구해낼 것이라고 역설한다. 탐욕은, 정말, 우리 모두를 구할 수 있을까? 혁신의 대표 아이콘인 애플의 아이폰은 사람들의 삶을 스마트하게 바꾸기는 했지만, 부자가 된 것은 주주들이다. 생산기지인 중국 공장 노동자들의 열학한 삶은 아이폰이 개선해 주지 않았다. 원가절감, 합리와, 생산성 향상이라는 말 뒤에 숨은 익명의(주주의) 탐욕, 그리고 그것을 부추기는 세계의 문제는 애플과 스티브 잡스의 성공귀에 드리워진 짙은 그림자이다. 탐욕이 지배하는 세상, 그리고 예고된 몰락, 하버드 대학생들이 맨큐의 경제학을 거부한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 우리는 교수님의 수업인 경제학10 강의를 거부하고 강의실에서 퇴장하기로 했습니다. 이 경제학 개론 수업에서 이어지고 있는 편견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보여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그 편견이 학생들과 하버드대와 미국사회 전체에 끼치는 영향에 깊은 우려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가 믿던 경제학은 없다
‘이익을 극대화 하겠다는 이기적인 동기로 움직이지만 결과적으로 경제는 더욱 효율적으로 돌아간다’라는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이 프레임은 자본주의 시스템의 원동력이었고 탐욕의 동기였다. 하지만 이러한 애덤 스미스의 경제 윤리가 무너지고 있다. 그 현실적 결과는 1%와 99%로 나눠진 세상이며, 월스트리트의 실패이며, 반복되는 위기이다. 우리가 믿고 있던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의 한계와 실패를 조목조목 분석해 본다.
희망은 있다
스티브 잡스와 안철수, 두 경영자에 대한 신드롬의 근본 원인은, 애덤 스미스의 프레임과 그 논리에 대해 쌓여가는 피로감에 있다. 우리 사회는 물론이고 미국 등 서구 사회에서도 영미식 주주자본주의에 대한 피로가 커진 것이다. 사실 스티브 잡스나 안철수는 애덤 스미스의 논리를 말과 행동을 통해 내재적으로 반박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상한 나라 안에 있을 때는 그 나라가 얼마나 이상한지 깨닫지 못한다. 윤리적 소비인 착한 소비, 카셰어링 공유서비스 ‘집카’와 요코하마 빈민가의 유스호텔로 탈바꿈한 오카베의 프로젝트와 같은 협동소비, 사회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사회적 기업, 쉽게 만들어 함께 운영하는 협동조합, 사회책임경영, 사회책임투자 등 탈성장 시대를 위한 다양한 경제 문법이 존재한다. 사람들은 돈이 아닌 다른 가치를 찾고 있다. 이것이 바로 ‘탈성장 사회, 고행복 사회로 변화하는 경제 문법은 선의와 협동이 될 것’이라는 저저의 예언에 기대를 하게 되는 이유다. 우리 경제의 문제를 해결하고 변화시킬 힘은 바로 이 새로운 문법에서 출발한다. 함께 만든 경제가 멀리 간다는 저자의 말처럼, 독자들은 새로운 경제를 준비하는 이 책을 통해 저자와 함게 한국 사회에 필요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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