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4-10-06 10:45
[189호] 시선 둘 - DMZ로 떠나는 인권 평화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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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사무국
조회 : 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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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로 떠나는 인권 평화 기행
최강민
'DMZ'를 처음 들었을 때 떠오르는 생각은 막연히 ‘비무장지대, 전쟁과 관련 있겠구나’ 하는 것이었다. 울산인권운동연대에서 주최하는 강원도 고성으로 떠나는 DMZ 울산인권평화기행은 원래는 계획에 없던 기행이었다. 갑작스럽게 어머니로부터 제안을 받게 되어 기행에 합류하게 되었다. 초등학교 사회 시간에 DMZ에 대해 처음 배운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때의 기억 속 DMZ는 비무장지대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니었다. 단순히 우리나라가 분단이 되어 생긴, 남북의 합의로 인해 생긴 곳으로 군사 무장을 할 수 없으며 함부로 드나들 수 없어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곳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그래서 DMZ를 임할 때 어떠한 굳은 마음과 결심 없이 가볍게, 쉽게 올 수 없는 기회임을 알기에 가게 되었다.
첫째 날, 강원도 고성으로 출발하는 길은 짧지 않았다. 버스를 타고 이만큼 오래 이동한 것도 오랜만인 것 같았다. 의미 있는 여정의 첫 시작은 통일전망대였는데 통일을 향한 염원이 담긴 곳으로 북한의 자연 풍경들을 볼 수 있었다. 통일전망대를 가기 전 사전출입신고와 안보교육은 필수였는데 DMZ를 방문하기 전 통일전망대에 온 것에 실감이 났다. 통일전망대 입구에서 귀여운 강아지 금강이와 해랑이를 볼 수 있었다. 금강이와 해랑이는 2018년 남북정상회담 때 선물 받은 풍산개 곰이의 새끼로 나를 '저 때는 남북의 관계가 괜찮았는데 왜 이렇게 관계가 악화되었을까'하는 안타까운 감정에 빠지게 했다. 통일전망대에서는 구선봉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금강산과 우측에는 작은 섬들이 모여있는 해금강을 조망할 수 있었다. 남한과 북한이 이렇게 가까이에 붙어있는데 갈 수 없다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다음으로 간 곳은 DMZ박물관이었다. 박물관은 해설사분의 해설을 위주로 들으면서 이동했는데 DMZ박물관에 전시되어있는 내용은 우리의 입장으로 역사를 해석하다보니 북한의 잘못을 명시한 관점이 확대되어 있어 보기 불편한 내용도 있었다. 6.25의 전쟁의 발발을 북의 남침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상 그 전부터 국경지대에서 남측과 북측의 다툼은 일어나고 있었고 간첩 사건 등 남한의 잘못도 있을 텐데 그 부분을 객관적으로 명시하기보다는 북의 잘못을 더 강조하고 있어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6.25 전쟁을 잘 알지 못해 그때 어땠는지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DMZ박물관의 장점은 좋았다. 이 밖에도 DMZ에 살고 있는 여러 동물들이 전시되어있었는데 전쟁의 산물인 DMZ가 낳은 자연의 장은 정말로 많은 동물들을 살아 숨 쉬게 하고 보존되게 한 것 같아 약간은 감동적이었다.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글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대북전단으로 선정적인 삐라들도 보게 되었다. 왜 북한으로 이런 삐라들을 보내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금은 물론 보내는지 모르겠지만 지금도 북한에 노래를 튼다든지 쌀을 보내는 등의 대북 행동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북한에 사는 사람들도 다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일 텐데 그들을 이해하고 존중해주며 함부로 도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끝으로 DMZ박물관을 기념하기 위해 기념품샵에서 자석도 샀다.
둘째 날은 운이 좋게도 DMZ에 직접 들어가 보게 되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첫날 거쳤던 절차를 통해서 DMZ에 들어갔다. 들어가기 전 서약을 하고 민증검사를 하고 들어갔다. 군인들과 같이 들어갔는데 비무장지대에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인지 비무장 상태였다. 해설사분과 함께 들어가 해설을 들으면서 걷는데 날씨가 아주 좋아 9월 초인데도 불구하고 엄청 더웠기 때문에 조금 힘들었다. 앞서 통일전망대에서 본 것처럼 금강산을 볼 수 있었다. DMZ 평화의 길에서 본 북한의 모습은 평화로워보였다. 철조망 등 군사시설이 보여 사진을 찍는 것도 제한되어있어 몇 장 남기지 못했지만 사진의 풍경은 정말 예뻤다. 철도가 깔려 있는 곳도 있었는데 통일되면 유럽까지 이어질 수 있는 열차가 다닐 것이라고 했다. DMZ는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2km, 북쪽으로 2km,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 사이에 해당되며 우리는 민간인통제선을 지나 남방한계선을 넘어 비무장지대를 조금 밟을 수 있었다. 비무장지대까지 가는 길은 많이 험하지는 않았지만 자연을 볼 수 있었다. 평화의 길에는 나비가 많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해당화도 볼 수 있었다.
DMZ와 인권의 연관성은 무엇일까. 처음 DMZ기행을 떠나면서 왜 울산인권운동연대가 DMZ 평화 기행을 주최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 의문은 DMZ기행을 다녀온 후 풀렸다. 전쟁과 인권이라는 말은 양립할 수 없는 단어이다. 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먼저 침해받는 것이 인권이다. 인권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로 전쟁이 일어나면 인간은 법의 도움을 받지 못할뿐더러 생존권도 존중받지 못해 떠돌이가 되는 신세를 면치 못한다.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DMZ는 이런 전쟁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전쟁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며 인권과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남과 북은 1953년 정전협정을 체결했지만 전쟁의 위협은 우리를 떠날 수 없다. 특히 요즘과 같은 남과 북 사이의 긴장이 팽배해진 지금은 전쟁의 위기가 우리를 감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과 북은 애초에 한민족이었고 같은 정서와 감정을 공유하며 언어와 교류를 이어갔다. 하지만 윤 정부에 들어 급격히 사이가 좋지 않아졌고 이는 확실히 정부의 책임이 있다. 우리는 한미일 전쟁군사 훈련을 중단해야 되며 북한을 도발하는 일은 더더욱 없어야 한다. 남북과의 사이가 원만해지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전쟁을 향한 발걸음을 물러서야 한다. 6.25전쟁은 민족의 가슴 아픈 상처이며 많은 분단 가족을 형성했고 엄청난 국가적 손실과 분단의 시대를 도래했다. 이와 같은 일은 다시는 벌어져서는 안 되며 인권은 존중되어야 한다. DMZ기행을 떠나기 전과 후의 내 모습은 확실히 달라졌다. 기행을 통해 평소에 생각해보지 못한 인권에 대한 생각을 확장시키고 평화로운 일상생활을 위협하고 있는 전쟁의 위험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해주었다. 마지막으로 DMZ에 발을 디딜 기회를 준 울산인권운동연대에 감사하다.
※ 최강민 님은 울산대 대학생 겨레하나와 청년진보당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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