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촛불은 희망
이영환 l 편집위원장
38.8도 울산은 최악의 더위를 겪고 있다. 폭염 속 쇳덩어리 기계를 만져야 하는 내게 오늘은 그냥 멘붕이다.
블랙아웃(Black out)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은 땀 식힐 여유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이 와중에 원전비리는 양파껍질처럼 드러나고,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공포까지 더해지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현실이 더 큰 걱정이다.
핵발전소의 대안논의가 절실하건만 감감 무소식이다. 이 무관심의 이유는 무엇일까? 폭염에 대한 대응은 에어컨이 아니듯 전력생산의 극대화도 아니다. 폭염을 이기는 생활 방식과 지혜를 모으는 것이며, 폭염 원인이 도시의 구조에 있다면 구조변화를 추구하면 될 것이다.
불볕더위에도 촛불은 꺼지지 않고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국가정보원 정치공작 대선개입진상 및 축소은폐 의혹규명을 위한 목소리가 자자들기는커녕 더 커지는 이유는 국정원에납치된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한 국민의 열망일 게다. 엄청난 인력과 예산, 민주주적 견제장치 전무, 통제되지 않는 무한권력, 국가정보원의 실체이다.
이 와중에 국정원의 전신 중앙정보부가 건제함을 드러내는 일이 일어났다. 1974년부터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 부장, 중앙정보부장 비서관, 대공수사국장을 역임한 김기춘이 화려하게 등장했다. 박근혜대통령 비서실장으로.
1972년 법무부 검사로 재직할 당시 유신헌법 초안 작성에 참여했으며, 박정희 군사 쿠테타 정권의 권력 핵심으로 살아온 김기춘! 지역감정을 부추겨 대선조작 음모 ‘부산 초원복집 사건’의 주동자 김기춘, 그가 돌아온 것이다. 국가의 핵심 권력 제2인자로.
촛불이 위대함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억압과 공포의 철권통치를 현재의 방식으로 재구축 하려고 할 것이다. ‘종북좌파’ 낙인으로 비판을 잠재우고, 언론은 알아서 기고, 인터넷 SNS를 조작해서 여론을 호도할 것이다. 촛불을 밝혀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