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관계를 생각하며...
최성호 l 편집위원
우리 사회에서 갑을관계는 참 불편한 관계다. 순서를 정한 갑, 을이 우리 사회에서는 주종관계로 통한다. 이러한 불평등한 사회구조에서 창조경제라니? 물론 창조경제라는 용어 그 자체도 잘 모르겠고.. 하지만 고질적인 갑을관계 청산을 위해서는 입법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근본적으로 갑을관계를 조장하는 문화를 바꾸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남양유업 사태는 그동안 우리사회 깊숙이 자리 잡은 이른바 갑을(甲乙)관계의 불편한 진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을’들의 참아왔던 목소리가 폭발한 것이다.
갑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강제 판매, 밀어내기 등 갑의 횡포가 우리 사회 전반에 존재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불공정한 ‘갑을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 기업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모든 거래 계약서에 갑과 을이란 명칭을 없앤다고 한다. 그런데 갑을이라는 명칭을 없앤들 그들의 지배구조는 근본적으로 바뀌기 힘든 모습이다. 근본적으로 기업 스스로 사회적 책임을 하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 지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요전날 모임이 있어 성남동 약속 장소로 가는 길에 재미있는 간판이 있어 찍어 봤다. 간판명는 “갑을탕”이다. 참 주인이 잘 지은 이름이다. 목욕탕에 목욕하러 가면 너나할 것이 발가벗고 있다.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도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뭐 신체구조는 좀 다를 수 있더라도...상상하지 마시길^^ 지금 이 순간 우리는 같은 입장이다. 우리 사회도 “갑을탕”처럼 탕속에서 서로서로 등도 밀어주고웃으며 목욕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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