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01-03 11:34
[156호] 이달의 인권도서-『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저, 정현종 옮김 / 물병자리 2002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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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저, 정현종 옮김 / 물병자리 2002 / 정리 : 김성길


혹자는 이 책이 명상에 입문하기에 정말 훌륭한 교재라고 설명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삶의 철학을 뒤흔든 책이라고 합니다. 저는 둘 다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발표를 앞서 책의 저자를 살펴보면, 여러 학문을 섭렵한 저자가 ‘별의 교단’이라는 권위를 스스로가 던져버리고(해체) 오로지 우리의 본질을 구속하는 모든 근원들을 급진적인 자기 혁명을 통해 변화시킬 수 있음을 주장하였습니다. 이 책은 강연을 녹음한 것을 정현종이라는 국문학 교수님이 번역하여 편찬하였습니다.

책의 목차는 『우리는 무엇을 찾고 있는가, 자신을 이해하는 것, 삶의 전체성, 기쁨과 쾌락 사이, 공포로부터의 자유, 폭력으로부터의 자유, 관계에 대하여,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 시간의 초월, 정말 사랑한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내가 바라보는 것들,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제의 짐들, 명상에 대하여, 완전한 혁명』 순으로 이어집니다.
사실 책을 완독한 분은 아시겠지만, 애초에 강연을 기록한 책이다 보니, 옆에서 대화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식, 제가 옆에서 저자가 하는 말을 귀담아 듣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에 어느 한 부분을 발췌해서 내용을 말하는 것은 전체적인 내용을 왜곡시킬 우려가 높습니다.
이러한 점을 헤아리고 제가 생각하는 핵심을 간략이 서술하고자 합니다.
제목에서 먼저 고민할 것은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여기서 “아는 것”이 무엇인지입니다. 지금의 세상은 더 많은 지식을 숭배하고 가르치고, 이를 뽐내는 세상인데, 오히려 세속된 지식은 필요 없고, 정작 저자는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모든 길은 진리로 통한다는 말이 있다…하지만 그것은 보면 알다시피 너무도 어리석은 말이다. 진리는 길을 갖고 있지 않으며, 바로 그 점이 진리의 아름다움이다. 또한 진리는 살아있다. 죽은 것은 정적이기 때문에 길을 갖고 있지만, 진리란 살아 움직이는 것이어서 쉴 곳이 없다. 어떤 절이나 교회에도 없으며 어느 종교나 선생, 철학자 그 누구도 당신을 진리로 인도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당신은 이 살아 있는 것이 다름 아닌 있는 그대로의 당신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현존 또는 현실 속에서 나를 탐구해야 한다. 즉, 내가 바라는 ‘나’가 아니라 지금 있는 ‘나’를 탐구해야 하는 것이다”

정작 저자는 종전의 관념, 지식은 낡은 것이며 부질없는 것이라면서, 현재 속에 자신을 대면해 보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즉, 자신을 안다는 것이 해결되면 변화는 즉시 이뤄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울러 저자는 삶의 파편이 아닌 전체성을 바라보아야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우리는 파편 들 속에서 살고 있다.…입으로는 민주주의를 외쳐도 마음속에는 독재로 가득 차 있다. 이웃 사랑에 관해 말하지만, 경쟁을 해서 그를 죽이곤 한다…‘나’의 구조, 자아의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한겹 한겹 벗기면서…스스로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길, 시간이 걸리지 않고 전적으로 그리고 즉각적으로 보는 길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의 모든 주의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당신이 관심을 가질 때에만 자신의 모든 주의력을 기울일 수 있는데, …그러한 앎은 방안에서 뱀과 더불어 사는 것과 같다. 뱀과 같이 방안에 살 때 우리는 그것의 모든 움직임을 주시하고…그런 앎 속에서 자신의 전체성은 한순간에 드러난다”
저자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내적 고독과 내적 공간을 갖는 것을 중요시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이 침묵할 때에만 이를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마치 명상에서 느끼듯이.

아울러 “고행은 마음을 고요하게 하지 못한다. 그것은 마음을 무디게 할 뿐이다.” 라며 세속적인 고행은 부질없음을 설파합니다.
“명상은 어떤 체계도 따르지 않는다…명상은 집중이 아니다…명상은 놀랄 정도로 기민한 마음을 요구한다…당신이 생각의 구조와 근원을 이해할 때, 생각은 방해하지 않을 것이다. 생각의 구조에 대한 이해가 바로 명상이다. 명상은 모든 생각과 감정을 느껴 아는 것이며, 옳다든가 나쁘다고 말하지 않으면서 다만 생각과 느낌을 바라보고 그것과 함께 움직이는 것이다. 그런 관찰속에서 당신은 생각과 느낌의 모든 움직임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이해로부터 침묵이 나온다.…생각이 그것 자체의 처음을 이해하고 그 자체의 본질을 알고 모든 생각이 얼마나 자유롭지 못하고 항상 낡은 것인가를 이해했을 때 오는 침묵은 명상이다.…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주의 깊게 읽었다면 그것이 명상인 것이다.…명상은 모든 것을 완전한 주의력을 가지고 보는 것, 즉 그것의 일부가 아니라 완전하게 보는 마음의 상태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문득 많은 것이 흔들린다는 생각을 접할 수 있습니다. 왜일까요?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는 그래서 의미가 있습니다. 내가 알고 있던 것으로부터의 본질을 재검토하는 것, 그 답은 여러분 내면을 들여다보고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