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22년 2월 9일(수) 오전11시
- 장소 : 울산시청 정문 앞
- 주최 : 아프가니스탄 난민 보호와 울산 정착을 지지하는 53개 시민사회단체
- 내용 :
아프가니스탄 난민의 고통에 공감하며 환대와 연대의 손길로 따뜻하게 맞이합시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의 정치정세의 급격한 변화로 말미암아, 아프가니스탄 소재 한국대사관, 한국국제협력단, 한국병원 등에서 함께 일하며 조력해온 아프가니스탄 가족들의 희망에 따라 8월 말 한국군에 의해 78가구 391명이 구조되어 난민으로 입국하였다. (이중 1가구 6명은 미국으로 출국했고 4명은 국내출생 -2.7연합뉴스-)
생명과 안전의 위협을 피해 모든 것을 버리고 급박하게 불확실한 미래 속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던 이들은 진천 공무원연수원으로, 여수 해경연수원으로 옮겨졌다. 이들은 한국정부의 활동에 ‘특별기여한 자’들로 인정되어 이에 합당한 조건의 비자로 등록체류하게 된다.
그동안 한국정부가 1994년 난민제도를 도입한 이래 ‘난민보호’에 대한 어떠한 노력도 보이지 않았던 점을 감안한다면, 지난해 8월 미라클 작전으로 난민을 구출하고 보호하려는 노력은 평가할 만한 지점이다.
정부는 5개월간의 적응기간을 가진 이후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의 한국사회 정착을 위해 정부합동지원단을 구성하였으며, 이를 통해 취업을 통한 자립을 추진했다.
그 결과 368명 중 29가구 157명이 정부 합동지원단과 현대중공업 간 협의를 통해 현대중공업이 제공한 사택에서 생활하며 협력업체에 취업하기로 결정되었다.
지난해 8월 이후 해경연수원에서 생활하던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드디어 진짜 한국사회를 만나게 된다.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난민들은 자신들이 퇴소 이후 어떤 사회에서 생활해야 할지 두려움과 불안감이 가득할 수밖에 없다.
난민을 보호하겠다는 한국정부의 책임있는 자세와 노력이 중요하며,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시기다.
아프가니스탄 난민의 울산정착에 대해 울산 동구지역의 일부 주민들로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낯섦에 대한 인식으로 판단된다. 아니면 이슬람문화에 대한 막연한 불신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러한 문제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들은 폭력을 피해 고향을 떠나 낯선 나라로 이주를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냥 흔쾌히 따스하게 보듬으면 좋은 이웃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들의 인사말을 들어보자 “앗살람알라이꿈”... 이 말을 번역하면 “당신에게 신의 평화가 있기 바란다”는 말로 번역된다. 평화를 지향한다는 뜻이다.
한국정부는 난민수용에 대한 정책이 대단히 보수인 나라이다. 그럼에도 ‘특별기여자’라는 개념으로 공로를 인정하여 한국으로 이주를 안내한 것이 정부인만큼 안정적 체류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이번을 계기로 특히 한국의 농축산업, 어업, 수산업, 서비스업, 건설, 제조 등 가릴 것 없이 한국 사람들이 기피하는 업종과 산업에 투입되어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인권보장과 건강권 보장 등 이주민 정책도 진일보하길 기대한다.
한국정부에 협력한 특별기여자들을 수용하는 인도주의적 정책 이면에는 한국정부 관료들의 방관 아래 고통 받는 이주민과 이주노동자들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노동현장 및 삶의 현장에서 성폭력과 가정폭력, 직장폭력과 인종차별이 아직도 그늘에 가려져 있고, ‘외국인보호소’라는 이름 아래 철창에 갇혀 자유를 빼앗긴 이주민들에 대한 반인권적 고문과 감금으로 고통받는 그늘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제 폭력과 공포의 두려움을 벗어나 조금이나마 평화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공동체적 의식으로 보듬어주자. 이들이 또 다른 차별과 멸시를 받지 않도록 국내 체류 난민에 대한 차별 없는 권리가 보장되는,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의 고통에 공감하며 울산에 정착할 이들을 환대와 연대의 손길로 따뜻하게 맞이할 것을 다시 한번 호소한다.
2022년 2월 9일
아프가니스탄 난민 보호와 울산 정착을 지지하는 53개 시민사회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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