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3년 6월 12일(월) 오후2시 30분
장소 : 울산시의회 기자실
주최 : 재벌총수 흉상제작을 반대하는 울산시민노동단체
내용 :
세금 250억원을 들여 울산 대관람차(직경 75m)에 육박하는 재벌 흉상(60m) 사업이 이제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를 남겨두고 있다. 본회의가 있다고는 하나 사실상 마지막 절차이다. 지역여론과 동떨어진 김두겸 시장의 막무가내 일방추진에 울산시의회가 견제와 비판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
막대한 세금을 들여 특정인의 거대한 흉상을 제작해 울산의 상징으로 삼겠다는 것에 대한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관련 기사 댓글은 물론 울산시 홈페이지 등에는 시민의 반대 의견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김두겸 시장도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시청 각 부서에 여론 환기를 하라는 지시를 할 정도로 이 사업에 비판적인 인식이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시의회 의장이 사안을 다룰 의회 개원도 하기 전에 찬성 신문기고를 할 정도로 볼썽사나운 모습까지 연출되고 있다.
- 같은 산업도시, 다른 경로 모색. 창원: 산업도시전환. 울산: 재벌흉상
대기업 총수 2~3세의 할아버지, 아버지의 거대한 흉상을 만든다고 해서 기업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김두겸 시장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거니와, 기업이 이러한 비합리적 선택을 할리도 만무하다. 울산시가 기업의 탈지방-수도권 집중 문제해결 방안을 정녕 이런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고는 믿고 싶지도 않다. 영남권 산업벨트의 중요한 축인 인근 창원의 경우 울산이 흉상 논란을 벌이고 있는 이즈음 산업도시 전환을 둘러싸고 외국 사례 및 도시의 청년, 교육, 노동을 주제로 지역학술대회를 열고 있다. 기업이 지역투자를 결정한다면 과연 어느 도시를 선택할 것인지 명약관화하다.
- 세금 250억, 재벌이 아닌 민생해결에 써야
경기하락, 금리상승, 물가상승 등으로 지역민의 생활이 어렵다. 자영업자들은 하반기가 무섭다는 말을 쏟아낸다. 새발의 피가 될지언정 세금 250억원을 서민 및 영세·중소기업 금리지원 등으로 써도 모자랄 판에 엉뚱한 곳에 쓸 기세이다. 울산시민과 지역경제가 이렇게나 한가한 상황으로 보고 있는지 김두겸 시장과 울산시의원에게 묻고 싶다.
- 울산 대관람차 크기만한 재벌 흉상을 울산의 상징으로?
기단 포함 60m짜리 재벌 총수 흉상은 울산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울산 대관람차(직경 75m) 크기에 육박한다. 산업도시 울산의 심볼인 공업탑의(약 23m) 2배를 뛰어 넘는다. 웬만한 권위주의 국가 지도자 동상보다 훨씬 크다.
크기도 크기지만 왜 재벌 총수가 울산의 상징이 되어야하는지 이해할 수도, 동의할 수도 없다. 거론되는 기업 중에는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잦아 노동단체에서 살인기업으로 선정된 곳도 있다.
정녕 기업가의 역할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산업박물관을 유치해 산업도시 울산을 만든 국가의 역할, 자본의 역할, 노동자·시민의 역할을 두루 담을 수 있는 방법도 찾을 수 있다.
- 의회는 단체장 눈치 보지말고 의회 본연의 역할을 하라
지난 6월 8일, 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는 기업인(재벌 총수) 흉상이 들어설 부지를 매입하는 공유재산 관리계획을 질의토론 없이 원안가결했다. 울산시가 유니스트에 무상으로 준 땅을 공시지가 3배 이상에 달하는 50억원이나 주고 되사는데도 일언반구조차 없었다. 시장이 밀어붙이는 문제 많은 사업에 침묵함으로써 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자긍심을 지키지 못했다.
내일(6/13) 기업인 흉상 조례안과 관련 예산을 다룰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가 있다. 시 정체성과 직결되는 조형물 제작, 시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낭비성 예산 집행, 경기악화로 인한 세수감소에 따른 합리적 예산운용, 어려워지는 시민의 삶을 위한 예산 배분의 공공성, 의문시되는 기업투자 유인효과 등 따져 물어야 할 것이 무척이나 많다. 정 필요하다면 대안 제시도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또 숱한 반대의견 속에서 무리하게 조례와 예산을 통과시켰더니 정작 당사자 측의 비동의로 울산이 망신당할 가능성도 없는 것이 아니다.
김두겸 시장의 막무가내 일방 행정에 제도적 견제를 할 수 있는 마지막 절차이다. 의원으로 선출한 것은 시민이지 단체장이나 그 누구가 아니다. 의회 회의 첫마디마다 붙이는 ‘존경하는 의원’이 그저 형식에 머물지 않기를, 시민을 대변한다는 슬로건이 상투적 구호
에 그치지 않기를 기대하고 또 요구한다. 의회는 의회의 본분을 하라. -끝-
2023.06.12.
재벌총수 흉상제작을 반대하는 울산시민노동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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