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2년 12월 28일(수) 오전 11시
장소 : 울산광역시의회 프레스센터
내용:
[울산광역시시의회 예산안 확정에 대한 입장]
민주주의 퇴행, 울산교육청 예산삭감은 울산시민에 대한 모욕이다!

12월 13일 울산광역시의회에서 2023년 울산교육청 당초예산이 286억원 삭감된 채 확정됐다. 교육공공성실현을 위한 울산교육연대를 비롯한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진보정당은 이번 시의회의 예산심의 결과는 故 노옥희 교육감의 교육정책을 선택하고 지지했던 울산시민에 대한 모욕이며, 울산시민의 정치적 의사를 무시한 폭거라고 생각한다.

울산시의회는 故 노옥희 교육감이 시민들과 약속했던 수많은 공약을 무위로 돌려세우기 위해 예산심의권을 이용해 무리하게 삭감했다. 시의회가 갑작스럽게 운명하신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조
금이라도 있다면, 교육감이 이루고자 했던 교육정책을 존중해야 한다. 예결특위에서 확정된 삭감안에 대한 재논의를 통해서라도 교육감이 생전에 시민들에게 약속했던 사업에 대해 진지하게 재논의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하지만 시의회는 이조차 매몰차게 외면했다.

시의회는 200억 규모의 제주학생교육원 제주분원에 대한 예산이 대부분이었다고 강변하지만,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무엇보다 민주시민교육 관련한 사업들이 대거 감액됐다. 민주시민교육과의 대부분의 사업을 전액 삭감한 상황에서 민주시민교육과의 운영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 들 정도이다.
교육상임위원회는 교육적 목적에 부합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지만, 예산삭감을 강행한 내용들을 살펴보면 동의하기 어렵다. 예산삭감을 위해 무리하게 정쟁화하려는 내용들은 이미 국제사회의 기본질서로서 인류가 약속한 최소한의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울산교육청에서 진행하고 있는 민주시민교육과 포괄적성교육, 청소년노동인권교육, 인권교육 등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필요한 합리적 사고를 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자질과 소양을 위한 교육이다. 교육기본법에서 제시하는 교육의 목적에 따라 시행하는 ‘민주시민교육’은 해묵은 논쟁이 필요한 영역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시대적 흐름을 거슬러가면서 정치적 논쟁으로 무리하게 소환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스스로 옹색한 정치편향을 드러내는 발언을 하고 있음을 인식하길 바란다.
예산을 심의하는 것은 시의회의 고유권한이다. 하지만 시민의 선택을 받은 단체장의 예산을 의회가 마음대로 삭제하는 것까지 정당하다고 인정할 수 없다. 의회가 행사할 예산심의권은 시민의 의사를 대변하여 부당한 예산편성과 운영을 지적하고 바로잡는 것이지, 시민들의 선택으로 당선된 교육감의 교육철학에 기반한 정책과 공약을 시행할 수 없도록 막는 것까지를 허용한 것은 아니다.
이는 의회의 예산심의권을 통한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견제를 넘어서는 것으로 정당한 권한 행사로 볼 수 없다. 선출된 단체장의 공약을 송두리째 부인하는 것은 의회 스스로 민주주의의 대원칙을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시의회의 권한을 남용하여 시민의 뜻을 반대하고 고인이 추진하고자 했던 교육정책을 막는 것은 부당하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경험을 통해 확립된 교육의 공공성 실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들을 일거에 되돌리려는 것은 민주주의 진전을 가로막는 것일 뿐이다.

정치아래 교육을 줄세워서는 안된다.
울산교육청에 대한 무리한 예산삭감은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울산교육’을 위해 헌신하신 故 노옥희 교육감에 대한 정치적 공세에 다름아니다.
지금이라도 교육이 담당해야 할 마땅한 사업에 대한 예산삭감을 당장 거두어야 한다.
우리는 또다시 명분없는 예산삭감 등을 통해 울산교육이 과거로 되돌아가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울산시민들과 함께 대응할 것을 밝힌다.

끝으로 너무나 급작스럽게 운명을 달리하신 故 노옥희 울산교육감의 영면을 기원한다.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울산교육’ 위해 애쓴 교육자이자 민주 사회와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 헌신한 사회운동가였던 고인을 깊이 추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