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10-02 11:47
[201호] 시선 하나 - “저는 태연재활원 학대 사건 피해자 엄마입니다.”
 글쓴이 : 사무국
조회 : 13  
“저는 태연재활원 학대 사건 피해자 엄마입니다.”

강정숙


저는 태연재활원 폭행 피해당사자 명운이 엄마입니다. 작년 11월 어느 날 태연재활원 E층 한 거주인이 갈비뼈 골절로 인하여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신고되어 기관에서 CCTV 확인 중에 저희 아이 명운이를 포함한 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경찰접수를 하고 울산태연재활원의 한 달 동안의 CCTV를 통해 확인한 사실은 너무 충격적이어서 숨이 막힐 정도였습니다.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말도 못 하는 아이를 그렇게 많이 때릴 수가 있는지 참담함이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한 달 치의 CCTV를 확인한 결과만 해도 명운이가 폭행당한 횟수가 40회가 넘었습니다. 그 이전에도 얼마나 폭행당하고 살았겠습니까? 생각만 해도 억장이 무너집니다. 워크(휠체어처럼 걷기 힘든 분들이 사용하는 보조기기)를 앞에 두고 빨리 일어나지 않는다고 때리고 기어 다닌다고 뺨을 후려치고 샤워하고 빨리 들어가지 않는다고 발로 차고, 잘 놀라는 아이를 멱살 잡고 당겨와서 강제로 손톱을 깎고 발로 차고, 기저귀 갈고 옷도 안 입히고, 방이 뜨거워 화상도 두 번이나 입었습니다. 어느 날 집에 데리고 오는데 명운이가 차 안에서 가만히 앉아있지를 못하고 자꾸 기울어지길래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집에 왔는데, 잠도 못 자고 밥도 안 먹고 웃지도 않았습니다. 이렇게 폭행을 당하는 줄 모르고 시설 선생님께 전화해서 문의했습니다. 명운이가 시설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선생님 왈 여기서 잘 자고 잘 먹고 잘 지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선생님 말만 믿고 또 시설로 보내곤 했습니다. 그런데 카드사용문자를 보고 명운이가 병원을 다녀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성형외과 다녀왔다는 카드사용문자 확인하고 시설에 전화해서 확인한 결과, 변기에서 넘어져 눈두덩이를 몇 바늘 꿰맸다는 사실, 밥 먹다가 경련해서 숟가락 빼다가 입술 상처로 성형외과 다녀왔다는 등. 통풍약을 먹이면서 수치를 통한 계속복용여부 등 검사를 위해 병원도 가지 않았습니다. 계속적인 약 복용만 했을 뿐입니다. 지금은 통풍약을 먹지 않습니다. 사건이 터지고 설명절에 집에 와서 영화를 보다가 폭행하는 장면이 나오니까 엄마목을 잡고 놓아주질 않았습니다. 연휴가 끝나고 시설갈 때 시설 가까이 가니 표정이 굳어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말을 못 해도 또 저곳에 가면 폭행당한다는 생각에 가기 싫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충격을 많이 받은 명운이를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어서 쉼터로 보내 심리치료를 원했습니다.
명운이는 2월 4일부터 학대쉼터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놀라기도 했지만, 쉼터 센터장님, 선생님들이 정성껏 명운이 회복을 도와주신 덕분에 지금은 장애인발달센터 지원으로 주간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훨씬 밝아지고 표현도 잘합니다. 사회적응훈련도 잘하고 있고요.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맛을 알았다 할까요. 피해자 2명도 쉼터 생활이 너무 좋아서 다시는 시설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합니다.

태연재활원 피해자들이 지역에서 자립을 할수 있게 울산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합니다.
울산 태연재활원 상습학대사건 공동대책위원회(울산태연공대위)가 울산시청앞에서 6개월 가까이 1인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태연피해자 가족들과 고락을 같이한 울산태연공대위와 함께 우리는 울산시가 태연재활원학대사건에 책임있는 대책을 공식적으로 내놓을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의료방임으로 사망하신 1명, 한 달에 150회 폭행당하신 분은 지금요양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습니다. 쉼터로 돌아올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전국에서 함께 저희를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