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랍에서 꺼낸 미술관
이소영 저 / 창비 2022 / 정리 : 이소정
< 들어가며 >
앞으로 시작될 이야기는 자신의 삶이 소멸되는 것이 두려운 모든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다.
< 작품 속 인권을 말하다 >
우리가 흔히 아는 명작과 위대한 화가들만 미술사에 기록되는 것이 아니다. 정신 질환을 앓았던 이들, 인종 차별에 시달렸던 이들, 교육 기회를 박탈당했던 이들처럼 세상의 주변부에 머물렀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담겨 있다.
겉으로는 그저 아름다운 미술에세이인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보면 이 책은 인권을 이야기한다. 세상의 편견과 차별속에서도 꺽이지 않는 예술혼 통해, 결국 모든 이의 삶은 그 자체로 존엄하고 가치 있는 예술이라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
< 줄거리 >
1부 _ 내 삶을 바꾼 아웃사이더 아티스트들
예술이 가진 가장 근본적인 힘-삶의 상처를 치유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는 힘-을 이야기한다. 세관원으로 일하다 독학으로 그림을 시작해 사후에 큰 인정을 받은 화가 앙리 루소는 원시적이고 신비로운 정글 그림으로 현대 미술의 거장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또한, 나치 수용소에 갇혔을 때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치며 희망을 보여준 화가 프리들 디커-브란다이스의 이야기는 예술이 기술이 아닌, 삶의 표현 그 자체임을 보여주었다.
"그는 스스로 예술가가 되겠다고 선언하고 평생을 그저 그림 그리는 일에 매달렸다. '진정한 그림'이란 무엇인가, 예술가의 길은 무엇인가. 그의 작품 앞에서 끊임없이 그 물음을 되새기며 깨달았다.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고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예술은 결국 삶 그 자체라는 것을 말이다."
"예술은 한 인간이 자신의 존엄을 지키고, 상처받은 삶을 회복하며,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자신을 놓지 않도록 도와주는 가장 근본적인 힘이었다."
2부 _ 독특한, 괴이한, 불가해한, 그래서 매력적인
우리의 관념을 흔드는 독특한 예술가들의 세계로 안내한다. 이들은 세상의 기준으로 볼 때 '기묘하고' '불가해한' 작품들을 만들었지만, 작가는 그들의 '다른' 시선이 결코 '틀린' 것이 아님을 역설한다.
영적인 교감을 통해 추상화를 그렸던 조지아나 하우튼은 19세기 영국에서 추상 미술을 처음 선보인 작가로 평가받는다. 정신 질환으로 수용소에 갇힌 채 환상적인 세계를 극도로 세밀하게 묘사한 리처드 대드의 작품은 우리가 작품을 바라보는 시각을 확장하게 만든다.
"세상의 잣대로 평가할 수 없는 독특한 아름다움.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하고 평범한 풍경도 그들의 눈을 거치면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된다. 그들의 시선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단지 다른 것일 뿐이다."
"미술관의 진열장 속에 갇힌 '명작'만이 전부가 아니다. 이 서랍 속에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수많은 보석 같은 이야기들이 잠들어 있다.“
3부 _ 새로운 ‘눈’과 ‘손’이 이끄는 길
전통적인 예술 도구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재료와 기법으로 예술의 경계를 확장한 예술가들을 소개한다. 동물의 사체 등 원초적인 소재를 강렬한 터치로 표현한 표현주의 화가 카임 수틴의 그림은 솔직한 감정의 폭발을 보여주고, 세 아이를 키우며 어마어마한 양의 콜라주 작품을 남긴 앤 라이언의 이야기는 버려진 잡지 조각과 천 조각을 활용해 독창적인 예술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예술이 값비싼 도구 없이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기존의 재료와 기법을 과감하게 버렸다. 그가 손에 든 것은 버려진 잡지 조각, 천 조각, 그리고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난 자유로운 손이었다. 예술은 거창한 도구 없이도 가능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어떤 삶의 경험도 헛되지 않았다. 고통스러운 기억, 희미해진 추억, 지루한 일상까지도 그들에게는 작품의 재료가 되었다.“
4부 _ 그리고 그들이 내 곁으로 돌아왔다
아웃사이더 아트가 현대 미술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평생을 노예로 살다 거리에서 작품 활동을 했던 빌 트레일러는 버려진 종이에 당시 흑인 사회의 삶을 힘 있는 선으로 표현했다. 흑인 최초로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 조각가 윌리엄 에드먼슨은 그들이 처했던 환경을 넘어서 예술의 힘을 보여주었다. 예술은 일부 엘리트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 속에 존재한다.
"누구나 마음속에 자기만의 미술관을 품고 있다. 누군가의 거창한 명작이 아니라, 내 삶의 가장 솔직하고 아름다운 순간들을 기록한 작품들로 가득 찬 나만의 미술관."
"아웃사이더 아트는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우리는 모두 이 거대한 세상의 주류에서 벗어나 각자의 서랍 속에서 삶이라는 예술을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 작가의 말 >
하찮은 예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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