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2-30 10:22
[144호] 시선 하나 ? 코로나19에도 일자리 사업은 계속된다!
 글쓴이 : 사무국
조회 : 3,206  
코로나19에도 일자리 사업은 계속된다!

김연수


2020년은 코로나19로 시작해서 코로나19로 끝나는 모양이다. 나는 남구 일자리종합센터에서 센터장을 맡고 있는 직업상담사며 공직자다. “남구 일자리종합센터”는 남구청 산하 공공일자리센터로 취업과 창업지원 서비스를 동시에 지원하고 있는 지자체 일자리센터다.
취업지원으로는 취업알선과 취업교육프로그램 운영, 채용박람회 행사 등 맞춤형 잡매칭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창업지원으로는 3년 미만의 초기창업 기업에게 사무공간, 물류공간 27개 창업공간을 대여하고, 맞춤형 전문가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으며 각종 창업아카데미 전문교육도 운영하고 있다. 나라님도 해결하기 힘든 일자리 문제를 취업 하나도 아닌 창업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으니 늘 바쁠 수밖에 없다.

내가 일자리 업무를 시작한지는 99년 3월! IMF외환위기 이후 대량해고가 있은 뒤 일자리 문제가 심각했던 그 시기였다. 고용노동부에서 실업급여, 직업훈련, 취업상담 민원들을 상대하며 그때는 밀려드는 민원과 일들이 당연한 줄 알았다. 그 이후 일자리 사업은 체계적으로 많은 보완을 하고 발전을 하며 제도화되었다. 그리고 다시 코로나19로 그때를 한 번 더 재현하는 데자뷰가 일어나고 있는 느낌이다. 이렇게 내가 일자리 업무를 맡은 이후 20년 동안 일자리의 문제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었고 청년들에게는 인생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문제처럼 되었으며 선거 때마다 대표적인 주제가 되었다. 그러나 몇 정권이 바뀌어도 미완성이다.

올해 일자리 업무는 코로나19와 숨바꼭질을 하면서 진행해야 했다. 2월까지 코로나19 눈치를 보면서 취업프로그램을 운영해 오다가 3~4월은 취업, 창업교육 프로그램은 중단했다. 도서관, 체육시설들이 문을 닫고 학교에서 원격수업을 할 때 그래도 일자리센터 취업상담 창구는 열어두고 계속 운영을 했다. 코로나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는 틈마다 장마철 잠시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때 농사일을 서두르는 것처럼 언제 다시 코로나 여파로 사업을 중단해야 할지 모를 일을 대비해서 숨바꼭질 하듯 중단했던 프로그램, 예산 소진 사업을 빠르게 운영하였다.
그러던 4월! 코로나19 지역고용대응 특별지원사업 하나가 긴급시달 되었다.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워진 무급휴직근로자, 특수형태근로자, 프리랜서 근로자의 긴급재난지원을 위한 생계비 지원사업이었고, 두 달 동안 2,000여명의 민원인을 상담하고 접수 지원하였다.

일이 많아 지쳐가는 직원들에게 ‘라떼(?)는 말이야’를 이야기하고 말았다. “IMF 외환위기 때 실업자 업무에 비하면 힘든 것도 아니야……. 그리고 이런 힘든 시국에 일을 할 수 있고, 급여가 꼬박꼬박 나오는 공무원으로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감사해야 해” 물론 나도 최일선에서 민원을 접수 받고 업무를 지원하고 있었기에 그랬다. 하지 말았어야 할 이야기였을까? 더 절망을 주었던 것일까? 아마도 그들은 공감보다는 나를 꼰대로 봤을 것이다.

두 달 동안 긴급대책을 마무리하던 때 뉴딜 정책일환으로 다시 희망근로자 일자리사업 70억 원이 남구에 할당되어 1600여명의 공공일자리사업이 떨어졌다. 일자리과는 못하는 게 없다. 재빨리 131개 사업 분야 1,6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었고, 빠른 채용을 위해 채용박람회를 열기로 했다. 6월말 이틀 동안 “2020년 남구 공공 일자리박람회”를 남구청 주차장에서, 몽골텐터 수십 개를 치고 개최했다. 6월말 더운 열기를 무릅쓰고 사회적 거리를 두기 위해 밀폐된 공간이 아닌 광장에서 발열 체크를 해가며 박람회를 열었고, 행사를 통해 1200여명을 채용하고 추가모집을 통해 400여명을 고용했다. 그렇게 12월까지 희망근로자 사업은 운영되었다.
그리고 9월, 다시 코로나 여파로 사업을 중단하다가 10월 중순부터 다시 미뤄졌던 일과 계획했던 일자리 프로그램을 쉴 새 없이 운영했다. 중단과 시작을 반복하며 이렇게 올해 일자리 사업은 코로나19와 애증의 관계를 맺으며 진행과 중단을 반복 했다.

직원들이 계속 퇴사를 했다. 일이 힘들다는 것이다. 남은 자들이 빈자리 일까지 채우면서 살아남은 자도 힘들었다. 이 시국에 일자리 업무를 맡은 관공서에서 안 된다, 못한다는 말을 할 수가 없다. 어떻게든 해내야 했다. 내년에는 취약계층 취업지원사업인 “국민취업지원제도”라는 사업이 대대적으로 운영된다. 말 그대로 전 국민 취업시켜 보자는 제도이다. 고용노동부가 주체가 되긴 하나 지자체까지 연계해서 함께 운영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업 등 일자리 문제는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몇 해는 더 길게 갈 것이다.

일자리상담 업무를 시작한 이래 일자리 사업은 줄어든 적이 없다.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일자리기관의 직업상담사로 취업을 희망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알고 시작하길 바란다. 일자리 사업의 배가 법칙이 이쪽 일자리 사업의 생태계다. 이렇게 일을 해도 어제 일자리정책과로 걸려온 민원 항의 전화가 힘을 빠지게 한다. “일을 하는 거냐, 제대로 좀해라” 나에게 느껴지지 않는 정책은 제대로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국민이 체감하는 일자리사업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올해 울산광역시에서는 일자리 문제를 다룰 컨트롤타워(기관)로 “울산일자리재단”이 출범했다. 울산광역시 일자리 산하기관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그러나 아직도 시민들은 체감하지 못한다. 울산의 일자리 유관기관은 참으로 많은데, 시민들은 일자리 문제를 위해 어디를 찾아가야 하는지, 어떤 사업이 있는지 모른다. 울산시의 일자리사업 안내 대표 전화는 아직 없다. 112, 119처럼 일자리문제를 위해 안내해 줄 대표 전화를 일자리재단 출범과 함께 고려해 볼 서비스라고 본다. 나의 일자리 문제를 위해 어느 곳을 가야 하는지, 어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만 안내 받더라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고용노동부 대표 상담번호는 국번 없이 1350(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이다. 국민들이 112, 119처럼 떠올릴 수 있는 그날까지 홍보는 계속 되어져야 한다. 참고로 남구 일자리종합센터 대표전화는 226-3190이다. 남구민을 위한 일자리 서비스를 하나, 그래도 울산의 전반적인 일자리사업에 대한 이정표 역할은 될 것이다.

내년에도 일자리사업은 계속된다. 코로나19를 겪었으니 올해보다는 좀 더 준비된 사업으로 행복하게 일하고 싶다. 일자리업무 담당자가 행복해야 구직자들에게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김연수 님은 울산시남구일자리종합지원센터 센터장이며, 울산인권운동연대 회원입니다.